한동훈은 생각 없다는데… 장동혁 “재심 기회 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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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은 생각 없다는데… 장동혁 “재심 기회 줄 것”
당내 반발에 한발 물러나 한동훈 ‘징계 무효 소송’ 꺼내자 장 대표 “당에 소명할 기간 부여” 韓과 소송 때 패소 가능성 의식 ‘절차적 정당성’ 확보전략 분석도 의총선 “韓은 사과하고 張은 철회” 내홍 봉합 정치적 해결 촉구 분출 빠르면 26일 최고위서 다시 의결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5일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안 의결을 보류했다. 당 안팎에서 징계 강행에 반발하는 여론이 커지자 “소명 기회를 주겠다”며 한발 물러선 것인데, 한 전 대표의 법적 대응을 의식한 방어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날 열린 당 의원총회는 양측에 갈등 봉합을 촉구하는 목소리로 뒤덮였다.

장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전 대표가 당 윤리위원회 결정에 대해 제대로 소명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고, 일부 사실관계에 대해 다툼이 있다고 말하고 있어 재심 청구 기간을 부여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제대로 된 소명 기회를 부여 받아 이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재심 (청구) 기간까지는 윤리위의 결정에 대해 최고위 의결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왼쪽), 한동훈 전 대표. 연합뉴스 ◆張, ‘절차적 정당성’ 확보 전략?

이날 최고위 개회 직전까지도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안 의결을 강행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제명안은 실제 최고위 의결 안건에 상정까지 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초·재선 모임 ‘대안과미래’ 소속 의원들이 장 대표와의 면담에서 “최고위 이후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한 후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고, 당 중진 의원들도 징계 강행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면서 ‘일촉즉발’ 상황이 일단락됐다.

의결 보류는 당 지도부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 전략이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제명이 확정될 경우 한 전 대표가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으로 맞대응할 확률이 커지자 장 대표도 패소 가능성을 의식해 절차적 하자를 최소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가 직접 소명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향후 가처분 소송에서 절차적 문제로 패소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절차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제명 결정 절차의 위법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 후 “통상 (윤리위) 소명 기회는 한 일주일 전에 통지하는 데, 그저께 저녁 모르는 번호로 ‘다음날 나오라’는 문자가 왔다”며 “이런 중대한 사안을 결정하는 데 심각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심각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오른쪽)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신동욱 최고위원과 귀엣말을 하고 있다. 장 대표는 이날부터 더불어민주당을 대상으로 ‘통일교·공천뇌물 의혹’ 관련 특검법 처리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허정호 선임기자 ◆국힘 의총, ‘정치적 해결’ 요구 폭발

국민의힘 의원총회는 이날 한 전 대표 제명을 두고 ‘화합’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 전 대표에게는 사과를, 장 대표에게는 징계 철회를 통해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그동안 관망세를 유지하던 당 중진들도 목소리를 냈다. 5선 윤상현 의원은 의총 중 기자들과 만나 “당원게시판 사태는 법률 문제로 치환될 것이 아니라 정치력으로 해결할 문제”라며 “당내 갈등을 제명과 단죄로 몰아가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처분이 과하다는 의견도 다수였다. 초선 김종양 의원은 “(한 전 대표가) 제명할 정도의 대역죄를 저질렀느냐”고 반문하며 “강성 지지층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제명 결정을 두고 “지각한 학생을 퇴학시키려 하는 상황”이라는 표현도 나왔다.

한편으론 한 전 대표의 ‘결자해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전날 재심 청구 의사가 없다고 밝혔으나, 재심을 청구해 소명 절차에 응하고 진솔한 사과로 사태를 종결하라는 당내 요구도 빗발친다. 한 다선 의원은 “당대표가 익명게시판에 숨은 것은 비겁했다고 본다”며 “한 전 대표가 그 점에 대해서는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 측은 아직 재심 청구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친한계 인사는 통화에서 “현 윤리위에서 재심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크지 않고, 징계 자체가 잘못됐다는 입장에서 징계 수위를 낮추는 정도는 한 전 대표에게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결국 한 전 대표의 재심 청구나 사과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제명 확정은 시점만 늦춰졌을 뿐 예고된 수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심 청구 기간을 보장하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가장 빨리 확정될 수 있는 최고위 일정은 이달 26일이다.

이지안·변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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