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챗GPT] 총보수 비용만으로 금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비교할 경우 실제 투자자가 부담하는 비용을 오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최저 총보수를 내세운 상품이 오히려 총비용 기준에서는 더 비쌌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금현물 ETF는 'ACE KRX금현물'과 'TIGER KRX금현물'가 있다. 두 상품 모두 선물이나 재간접 방식이 아닌 금을 현물로 직접 매입해 보유하는 구조로, 기초자산과 운용 방식에는 큰 차이가 없다.
그동안 시장에서 금현물 ETF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사실상 단독으로 상품을 운용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상장 당시 업계 최저 총보수를 전면에 내세웠고, 실제 해당 ETF의 총보수는 0.15%로 한국투자신탁운용 보수(0.19%)보다 낮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은 지난해 신규 상장 ETF 가운데 개인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총보수만으로 실제 부담하는 비용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보수에 기타비용까지 포함한 총보수비용(TER)은 미래에셋자산운용 0.2146%, 한국투자신탁운용 0.3078%로 차이가 난다. 그러나 실제 투자자가 부담하는 보수·비용 수준은 증권거래비용도 봐야 한다. ETF는 운용보수 외에도 기초자산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증권거래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증권거래비용에는 매매 수수료와 거래세, 호가 스프레드 등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질적인 거래 비용이 모두 포함된다.
실제 비용 구조를 보면 차이는 더욱 분명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금현물 ETF는 TER에 증권거래비용 0.4773%가 더해져 총비용이 0.6919%로 집계됐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품은 보수가 더 높지만 증권거래비용이 0.3139%로 총비용은 0.6217% 수준이다. 총보수 기준으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이 저렴해 보이지만, 실제 투자자가 부담하는 연간 총비용은 오히려 더 높은 것이다.
자산운용사별로 증권거래비용에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운용 전략과 거래 방식 차이에서 비롯된다. ETF는 설정·환매 과정에서 현물 매매가 수반되는데 매매 빈도와 거래 시점, 주문 방식에 따라 비용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설정 초기에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거래가 집중되면서 증권거래비용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운용 규모와 매매 노하우, 시장 유동성 대응 방식 역시 거래비용 격차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비용 차이는 수익률에도 반영됐다. 전날까지 최근 1주, 1개월, 3개월, 6개월, 연초 이후 등 모든 기간 수익률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금현물 ETF가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기초자산을 추종하는 상품 간 성과 차이가 발생한 배경으로는 비용 구조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TF 투자 시 보수 뿐만 아니라 증권거래비용까지 포함한 총비용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며 "비용 차이에 따라 장기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장수영 기자 swimming@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