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기준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 "환율이 중요한 결정 이유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의 환율 상승의 이유로 한미 금리차와 성장률 차이 등 펀더멘털이 언급되는 데 대해선 "기저요인은 맞지만, 전면적으로 드라이브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오히려 주식 쪽 성장 관계와 AI 주식 흐름이 환율 수급을 결정하는 쪽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달러 수요를 지탱하는데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경제가 비관적이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그는 "잠재성장률을 올려야 하고,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중요한 사실이지만 좋은 면도 많다. 이를 보고 한국 경제가 비관적이고, 폭망이어서 환율이 올라간다고 하는 건 과도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연초 환율 상승분에 대해선 "4분의 3 정도는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었고 나머지는 우리만의 (수급) 요인 때문인 것을 확인했다"며 "지난 연말 수급 안정화 정책 전에는 달러와 무관하게 환율이 올랐는데 그때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의 고환율 흐름에 대해서는 달러가 부족하기보다는 풍부하지만 팔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외환시장은 달러를 빌려주고 받는 시장과 달러를 사고파는 현물시장이 있는데 대차 시장에서는 역대급으로 달러값이 싸다 빌려주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며 "반면 한편으로는 달러를 팔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현물 시장에서는 달러 가격이 굉장히 높다. 달러가 풍부하지만 올라갈 기대 때문에 빌려만 주고 팔지 않는 시장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율 수준을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그는 "금리 정책은 환율을 보고 하지 않는다. 환율이 물가에 주는 영향을 보고 한다"며 "금리로 환율을 잡으려면 2~3%포인트 올려야 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고통받을 수 있다. 이런 걸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이번 금통위 결정에 소수의견은
▲전원이 동결하자는데 합의했다. 소수의견은 없다. 금통위원 모두 최근 성장세가 지난해 11월 금통위에 비해서 다소 나아졌지만, 주택가격과 환율 등 금융안정 리스크는 여전하거나 오히려 올랐다는 점에서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모두 동의했다.
-금통위원들의 향후 3개월 이내 금리 전망은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3개월 뒤에도 2.5%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었고, 나머지 1명은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동결 가능성이 크다고 한 5명은 앞으로 3개월 시계에서도 현 경제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고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인하 가능성을 밝힌 1명은 아직도 내수 부분 회복세가 약하기 때문에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다만 주택가격과 환율 등 금융안정 변수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고 향후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주셨다.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 금리인하 가능성과 추가 인하에 대한 언급이 빠졌다. 금리동결을 좀 더 길게 가져가겠다는 건지, 통화정책의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본 건지
▲3개월 내에는 대다수 위원이 동결을 보고 있는 것 같다. 그 뒤 통화정책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단언하기가 어렵다. 성장률은 상방 리스크가 조금 증가했지만 상하방 요인이 다 있고, 환율 수준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물가에 대한 영향도 있을 수 있다. 미국 통화정책이 앞으로 어떤 방향을 가져갈지 등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금통위원 전반적인 분위기는 6개월 뒤 어떤 방향으로 갈 건지 지금 얘기하기보다는 데이터를 보면서 그 뒤에 한 번 더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고환율의 배경에는 한미 성장률 기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총재 역시 K자 회복세, 체감경기와의 괴리를 언급했다. 이런 비관론이 달러 수요를 지탱하고 있다는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성장률과 이자율과 같은 펀더멘털이 중요한 부분이긴 하나 꼭 지금의 환율을 전면적으로 드라이브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수급 등을 보면 채권시장을 통해서 자금이 나가는 것보다는 미국 주식시장이 좋고 AI 주식 거래도 좋다 보니 사실 내국인 해외투자가 주식으로 많이 나가는 문제가 있다. 이자율보다는 오히려 주식 쪽 성장 관계, AI 주식 흐름으로 환율 수급을 결정하는 쪽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펀더멘털은 기저 요인은 맞는데 지난 1년을 쭉 보면 성장률도 연초 0%였다가 지금 1.8%로 올라가고 있고, 내외금리차도 가장 높았던 때에 비해선 떨어져 가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금리를 동결하고 있는데 미국은 내릴 가능성이 더 큰 상황인 것도 맞다. 펀더멘털 변화 방향은 최근 들어서 개선 여지가 커졌음에도 환율이 이렇게 올라가는 것을 보면, 펀더멘털뿐 아니라 그 외에 수급요인도 상당한 정도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한국 경제 비관론이라는 표현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한국 경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고 이를 올려야 한다, 그리고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한은도 구조조정 페이퍼를 통해 계속 얘기해왔다. 이는 중요한 사실이지만 비관론이라고 하기에는 좋은 면도 많다. 최근 AI가 세계 경제를 이끄는데 AI에 관해 자체적 산업 능력이 있는 나라가 전 세계 몇 개가 있는가. 미국, 중국 빼면 저는 우리나라라고 생각한다. 저출산으로 성장률이 낮아졌고 계엄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 때문에 성장률이 0%로 간 상황이지만 이를 보고 한국 경제가 비관적이고, 폭망이어서 환율이 올라간다고 하는 건 과도한 이야기 아닌가 싶다. 우리를 성찰하고 잠재성장률 올리는 노력은 해야 하지만 비관론을 말하는 데는 동의하지 못한다.
-지난해 11월 전망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1.8%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있나
▲적어도 1년 정도는 AI 관련 반도체 산업의 전망이 굉장히 좋다. 다만 오늘 아침에 미국에서 반도체 관세 부과 얘기를 꺼냈다. 현재 우리가 1.8% 성장을 예측할 때는 15% 정도 관세를 받을 거라고 예상하고 전망했다. 이보다 높은 25%가 될지, 중국으로 가는 반도체만 문제가 될지는 논의를 해봐야 알 것 같다. AI만 보면 상향 리스크가 있고, 이런 지정학적 리스크도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굉장히 큰 상황이다.
-이번 금리 동결 결정에 환율이 중요했나
▲이건 쉽게 얘기할 수 있다. 환율이 중요한 (동결) 결정 이유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올해는 환율이 외환당국의 개입이 있기 전 상태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배경은 뭐라고 보나
▲여러 가지 환율 안정화 정책으로 1430원까지 갔다가 어제 1470원까지 올라갔으니 정책 효과에 대해서는 만감이 교차한다. 저희도 리뷰 중인데 연말 수급 안정화 정책이 전혀 효과가 없었다고는 단정하지 않고, 이를 통해 우리 약점을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고 보고 있다. 연말에 1480원까지 갔을 때 왜 변동성이 아니고 수준으로 개입했느냐고 했을 때, 당시 1420원 이후 더 올라가는 것은 달러인덱스나 여러 국제적 요인과 관계없이 우리만 절하가 돼 펀더멘털과 괴리가 너무 컸고, 경제 비관론과 원화 비관론이 팽배해서 기대가 한쪽으로 쏠리는 것 같아서 안 하면 여러 부작용이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후 환율이 다시 올라갔는데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 1470원 선까지 간 것은 앞선 상승과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저희는 3/4 정도는 달러화 강세, 엔화 약세, 베네수엘라 등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적인 요인 때문이고 나머지는 우리만의 요인으로 올라가는 것을 확인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달러하고 무관하게 환율이 올랐는데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당국 대응이 효과가 없었다, 개입 여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대한 생각은
▲이번에 크게 느낀 것은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에 주는 영향이 크니까 수급조정을 해달라고 협조해준 부분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에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말 이후 지금까지 환헤지를 시작해서 꾸준히 물량이 나가고 있다. 또 해외에 나가는 물량도 줄여줘서 수급 요인에 많이 도움이 됐다. 대기업도 가진 외환을 많이 갖고 와서 해결이 됐다. 다만 국민연금을 제외한 개인 투자자들의 달러 매입은 일정 수준 내려가니까 대규모로 사는 형태가 다시 반복됐다. 1월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증권투자에 나가는 자금은 지난해 10, 11월 높은 수준과 유사하거나 더 높다. 미국 주식이 더 오르거나 환율 절하 기대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다만 제발 특정 집단을 탓했다고 하지 말아달라. 시장에 어떤 압력이 있는지 얘기한 것이고, 그 뒤에는 개인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거다.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플로우(흐름)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 안정화를 위해선 단기적 수급 쏠림, 환율 절하 기대를 바꿔줄 필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본다.
-간밤 미국의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발언으로 원·달러 환율이 내렸는데 언급 배경이 궁금하다. 미국 입장에서도 원화 약세가 계속되면 대미투자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경계감 때문이라고 보나
▲한국의 펀더멘털에 비해서 원화가 너무 저평가돼있다는 그의 발언은 베센트 장관이 아니라도 어떤 모델을 쓰던, 우리의 펀더멘탈과 어떤 기준을 써도 1480원은 펀더멘털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학자라면 다 알 거다. 베센트 장관은 우리가 아무리 부탁해도 이론과 맞지 않으면 발언을 안 했을 텐데 누가 봐도 명확했기 때문에 그 말을 했다고 본다. 현상을 얘기한 것.
▲한미 투자협정은 원칙적으로 MOU에 외환시장에 불안을 주는 정도가 되면 투자한 액수를 조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 책임은 한은도 진다. 그렇기 때문에 외환시장이 불안할 때는 200억달러가 못 나간다, 이건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다. 그와 관계없이, 또 유튜브라고 하면 그렇지만, 자꾸 밖에서 나오는 얘기가 200억달러가 나가니까 환율이 절하될 거라는 소문이다. 이것도 전혀 아니라고 말하겠다. 외환시장이 안정되면 당연히 MOU를 지켜야 하지만 어려울 때는 한은이 먼저 나가서 그걸 못 나가게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공연히 이런 잘못된 뉴스로 환율 기대가 증폭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외환시장 단기적 수급 대책뿐 아니라 중장기 대책도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다. 당국 차원에서 논의된 게 있나
▲우리나라의 펀더멘털을 올리면 해외 투자자가 다 돌아오고, 주식시장을 개선하면 국내 투자할 거라는 얘기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잠재성장률을 올리고 펀더멘털을 늘리는 노력은 우리의 복지를 위해서도 장기적으로 해야 한다. 그런 노력은 계속하고 있다. 다만 환율이 올라갈 때 장기 성장률 올리면 해결된다, 우리나라 주식시장 개선되면 해결된다 이런 말은 쉬워도 얼마나 오래 걸리겠느냐. 최근 단기 수급요인에만 신경 쓰고 근본 원인을 놓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 원인 잘 알고 있다. 환율 문제 생길 때 체력 단단히 하고 장기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만 말하는 중앙은행 총재를 원하십니까. 장기 대책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단기 대책도 함께 말해야 하는 것이 정책 담당자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반도체 호황이 잠재성장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나
▲지금은 반도체와 조선, 방산이 우리 성장률을 올리고 있다. 안타까운 건 석유화학과 철강은 오히려 어려워서 K자도 그렇고 업종에 따라서 음양이 나뉘는 상황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얼마나 올릴 거냐 이건 반도체 사이클을 봐야 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반도체라는 상황 자체가 1~2년 내 어떻게 될지, 새로운 경쟁이 시작될지 모르기 때문에 특정 산업이 잠재성장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는 부분이라 답하기가 어렵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해졌다. 시장금리 상승이 집값 안정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나. 향후 부동산 흐름에 대한 전망은
▲금리 인하기에 시장금리가 많이 올랐다.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게 기준금리가 더 내려갈 거고 계속 아니라고 해도 금리가 내려간다는데 너무나 많은 베팅이 있었다. 그래서 환율도 오른 영향이 있고 부동산 가격도 올라서 강하게 메시지를 줘야 한다는 생각에 지난해 11월 외부 인터뷰에서 전환이 필요하다고 얘기를 했다. 금리 인상을 의미한 건 아니지만 인하가 계속될 것은 아니라는 시그널을 주고 싶었다. 당시에는 금리 인하로 기대가 쏠려서 그랬고 욕을 먹더라도 일종의 조율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말을 드렸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한쪽으로 너무 쏠림이 있을 때는 경고를 안 줄 수가 없다. 그 결과 과도하게 금리가 인하될 거라는 기대는 사라지고 이제는 정상화된 측면이 있다. 이 과정에서 금리 인하에 베팅한 분들은 손해를 많이 봤다. 다만 통화정책은 채권시장 투자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손해는 불가피했다, 죄송했다는 말씀을 드린다.
▲금리가 올라감으로써 부동산 활성화에 제약 조건은 되겠지만 이것만으로는 부동산이 완전히 잡힐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부의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시중에 유동성이 많이 풀려서 환율과 부동산을 끌어올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은에서 몇차례 설명했지만 일각의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이를 어떻게 보면 좋을까
▲최근 제가 가장 가슴 아프고 화도 나는 부분이다. 어떻게 이런 얘기를 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할 수 있는가. 총재 취임기간 유동성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지난 3년간 제가 금융안정을 위해서 그래도 많이 신경 쓴 건 가계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부분이었다. 그 결과 광의통화(M2) 부분은 이전보다 늘어나는 추세를 멈췄고, 늘지 않았다. 그런데 M2가 늘어서 환율이 올랐다고 하고, 그게 차차 번져서 한은이 돈을 많이 풀어서 그렇다는 말도 나오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그저께부터 GDP 대비 M2가 우리나라는 한 150%, 미국은 70%가 되니까 2배 정도 유동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 저는 국가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유동성이 크다고 하는 이론을 알지 못한다. 이 비율을 결정하는 건 그 나라의 금융구조, 즉 은행 중심이냐 자본시장 중심이냐 등 여러 구조에 의해서 정해진다. 이를 배제하고 유동성이 많다고 하는 건 들어보지 못한 논리다.
-환율이 1500원으로 가더라도 전통적인 금융위기가 아니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나
▲1480원이 금융위기냐 하면, 현재 우리나라는 대외채권국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우려는 없다. 과거 금융위기라고 한 건 외화부채가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외화부채를 갚으려고 조달을 많이 해야 해서 부도가 나고 금융위기가 왔다. 하지만 현재는 대외자산이 많다. 다만 환율이 오르면 이익을 보는 사람과 손해를 보는 사람은 있다. 어려운 쪽은 서민들이나 내수 기업일 거고 내부적으로도 어려움은 있을 수 있다. 이 위기를 잘 정리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위기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
▲더 직관적으로 말씀드리면 환율이 올라가서 달러를 찾기 어렵다고 하는데, 달러 풍부하다. 문제는 현물시장에서 달러를 팔지 않는다. 어딘가 뒀다가 달러를 빌려주고 싶어한다. 외환시장은 크게 대차시장이 있고 현물시장이 있다. 대차시장은 달러를 빌려주고 받는 시장이고, 현물시장은 달러를 사고파는 시장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도 많고 여러 군데서 돈이 많이 들어온다. 그런데 달러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현물시장에서 달러를 안 팔고 빌려만 주고 싶어한다. 그래서 대차 시장에서 스와프 스프레드라든지 여러 가지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를 보면 역대급으로 달러값이 싸다. 빌려주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다른 한편으로 보면 팔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달러 가격이 굉장히 높다. 과거에는 두 시장이 같이 갔는데 지금은 달러가 풍부하지만 올라갈 기대 때문에 빌려만 주고 팔지 않는 시장이 됐다. 그래서 금융위기가 벌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고환율과 관련해 한미 금리차가 이유로 거론된다. 통화당국이 금리 인상 여지를 남겨놓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환율이 높아져서 물가에 영향을 주면 당연히 금리가 인상될 거고, 성장률도 올라가서 우리 GDP 갭이 높아지면 금리인상을 해야 할 거다. 그보다도 우리가 금리 인상을 좀 천천히 하더라도 미국이 금리 인하를 하면 금리 격차가 줄어들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1년간 보더라도 한미 금리차가 좁혀졌지만, 환율은 올랐다. 그래서 당연히 물가와 성장률을 보고 금리를 올리는데, 금리만 올리면 환율 문제가 해결되느냐에 대해서는 수긍이 잘 안 된다. 우선 지난 1년 동안의 방향과 전혀 다른 방향이고, 또 지금 펀더멘털을 강조하는 많은 분이 성장이 미국보다 낮아서 그렇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덜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금리를 섣부르게 많이 올리면 거꾸로 해외로 더 나갈 가능성도 크다. 한 6개월 전만 해도 금리를 안 내려서 성장률을 떨어뜨린다고 실기했다고 얘기가 있지 않았나. 이제는 갑자기 환율이 올라가니까 금리를 안 올려서 그랬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한은 금리정책은 환율이 물가에 주는 영향을 보고 한다. 또 환율을 금리로 잡으려면 한 25bp 이렇게 잡아서는 안 되고, 한 번에 200~300bp 올려야 한다. 그러면 수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을 수 있다. 저희는 이런 걸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하겠다. 저희가 금리를 내리던 국면에서 홀드하는 국면으로 가고, 필요에 따라서는 더 올리고 그럴 텐데 하나하나 휘둘리지 않고 전 세계에서 증명된 방법으로 통화 정책을 하는 것이 환율시장에도 안정이 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추진할 생각이다.
-코스피가 오늘까지 10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다. 지난해 10월 금통위 때는 3800선이었는데 버블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다. 불과 몇 달 만에 1000포인트가 올랐는데 평가가 궁금하다
▲당시에 코스피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느냐 얘기할 때 제가 해외 부문보다는 '룸'이 있다고 말했지 어떤 특정 수준을 말한 건 아니다. 지금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주가도 K로 양분화돼 있다. 반도체는 많이 올랐다. 이는 환율과도 관련이 있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산업은 좋은 편이니까. 반면 내수 기업들은 환율 때문에 더 고통을 받기 때문에 (주가도) 나뉘어 있다. 반도체는 사이클이 1년 이상 간다고 생각하고 수요도 탄탄한 것 같다. 방산과 조선 등은 수주가 좋고. 그렇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는 훨씬 안정적이라고 생각은 한다. 다만 워낙 이런 분야는 해외 수요에 따라서 왔다 갔다 하고 기대가 바뀌면 또 확 바뀌기 때문에, 반도체 사이클도 1년 가더라도 그 뒤에 사이클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중간에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 명확하게 말하기가 어렵다. AI 쪽은 많이 올랐고 앞으로도 올라갈 잠재력도 있지만, 국내 경기보다는 해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굉장히 많은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에 많이 오르지 않은 주가는 주식시장의 구조적 변화, 거버넌스 리폼을 한다든지 또 환율이 안정화되면 아직도 굉장히 낮은 PBR이나 PER은 올라갈 가능성이 남아 있다. 우리나라 국장은 안 변해, 나는 무조건 해외에 나가야겠다는 마음이 있으면 국장도 안 일어날거다. 그래서 제가 국민연금 이런데도 얘기하는 것이 해외 투자도 중요하지만 모두 다 해외로 나가면 거꾸로 국내 시장이 더 나빠져서 오히려 해외로 더 많이 나가는 면도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이런 거시적인 영향을 고려해서 국내 투자 비중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하지 않는가 생각한다. 결국 답은 어떤 수준을 말하긴 어렵지만,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하고, 어떤 구조조정을 하고, 어떤 기대를 바꿔주느냐에 따라서 주식시장은 변할 걸로 보고 있다.
-신년사에서 K자형 회복 말씀하셨는데 글로벌 화두 같다. 가장 우려하는 양극화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통화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나
▲다른 나라의 양극화와 우리나라의 차이는 우리는 하청구조가 발달돼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어느 곳보다 하청구조가 발달돼있다. 그래서 대기업과 떨어질 수가 없는데 잘 나가는 대기업의 하청과, 철강이나 석화처럼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지역과 하청기업은 어려워질 수 있다. 저희의 K자 형태는 다른 나라와 달리 하청과 연결된 문제가 생길 것 같다. 자동차도 전기차로 가면 엔진 산업이 어려워지고 이런 산업구조 변화와 관련된 양극화가 진행될 거다.
▲이런 문제는 통화정책으로 단연코 해결할 수 없다. 구조조정과 재정정책을 통해서 해야 한다. 한은이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가 있긴 하지만 그렇게 해결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금중대는 K자 양극화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통화정책이 무딘 칼이라 통화정책을 했을 때 크게 영향을 받는 곳의 영향을 중화시키는 방향으로, 그래서 통화정책의 영향을 완화하는 그런 방향으로의 정책 개선을 지금 노력하고 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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