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지난 7일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명마 ‘닉스고’가 한국 땅을 밟았다는 소식에 국내 경주마 생산농가 사이에서 교배 지원에 관한 기대 목소리가 크다. 세계 무대에서 검증된 경주마가 국내 씨수말로 합류하는 건 단순한 종마 도입을 넘어 국산 경주마 경쟁력을 좌우할 전환점이어서다.
한국마사회는 보유 씨수말을 활용해 매년 민간농가 씨암말에 대해 무상 또는 소액의 유상교배를 지원해오고 있는데, 지난해는 경주마 교배시즌인 2월부터 6월까지 총 335두를 지원했다. 유명 씨수말인 ‘언캡처드’, ‘한센’, ‘섀클포드’를 비롯해 ‘빅스’, ‘미스터크로우’, ‘제이에스초이스’ 등이 민간농가의 러브콜을 받으며 매년 두당 평균 53.2두에 대해 교배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닉스고가 교배지원에 합류한다. 2021년 세계 경주마 랭킹 1위, 총 수득상금 134억원을 기록한 닉스고는 경주마 유전능력 평가기술인 케이닉스 시스템에 의해 선발된 경주마다.
입국 전 미국 켄터키 주에서 씨수말로 활동하며 총 56두의 자마를 생산해 ‘유잉(Ewing)’, ‘지기티재그(Ziggity Zag)’, ‘허니더치(Honey Dutch)’ 등의 자마들이 좋은 성적을 보이며 우수한 혈통을 입증해 내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 모마인 ‘스레드더니들’과 한국 땅을 밟은 국내 1호 닉스고 자마 ‘닉스고원’을 비롯해 ‘마이티초이스’, ‘그레이고’ 등도 신예 경주마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사실 한국경마의 혈통을 논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메니피’다. 2006년 한국마사회가 국내에 도입할 당시 37억원이 넘는 도입가로 큰 화제를 모은 메니피는 당시에도 민간 기준 교배료가 3~4000만 원을 호가했지만 공기업인 마사회가 교배료를 1/10 수준으로 책정해 민간농가를 지원했다.
미국 더트 혈통의 정수를 보여준 메니피는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의 리딩사이어를 장기간 석권하며 ‘경부대로’를 비롯해 ‘파워블레이드’, ‘스피드영’ 등 당대 최고 경주마를 다수 생산해 냈다.
닉스고 역시 미국에서 회당 교배료로 3만 달러(한화 약 4300만 원)를 받았던 우수 종마인 만큼 국내 생산농가가 거는 기대는 커질 수밖에 없다.
마사회는 민간에서는 도입하기 어려운 ‘클래식엠파이어’, ‘한센’ 등 고가 명품 씨수말을 국내에 도입해 국산마의 체질 개선 및 말산업 기반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 ‘라온포레스트’, ‘섬싱로스트’를 비롯해 날개 돋친 추입으로 영상 조회 수 148만 회를 기록한 ‘라라케이’도 한센의 자마다.
마사회 관계자는 “우수 씨수말 교배지원 사업과 같은 공적 지원을 통해 경주마 교배 시장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는 것은 말산업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일”이라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유전능력 데이터 고도화, 교배·육성·활동 전 주기를 아우르는 통합관리, 수의·훈련·사양관리 인력 전문화, 경주마 복지 등 다각도 노력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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