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별검사팀(특검 조은석)이 13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 최고형인 사형를 구형한 것은 30년 전 전두환 전 대통령 사례를 적극 고려한 결과다. 1996년 전 전 대통령의 내란 수괴 혐의 1심에서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고 그대로 선고됐던 전례를 참고한 것이다. 다시는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삼은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가 대한민국 역사에서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검 측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회공동체의 존립과 안전을 근본적으로 해하는 범죄에 대해선 가장 극한 형벌로 대응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존립 자체를 위협한 이 사건 내란 범행에 대한 엄정한 법적 책임 추궁은 헌정질서 수호와 형사사법 절차의 신뢰 및 정의 실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전두환 사건’ 강조…“재발 가능성”
심각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손으로 이마를 매만지고 있다. 뉴스1 박억수 내란 특별검사보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결심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특검보는 과거 군사 쿠데타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유혈 진압 등 내란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각각 무기징역·징역 17년을 확정 받은 역사를 강조하며 엄중한 처벌을 해 이러한 역사의 재반복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박 특검보는 “1980년 5·17 비상계엄 조치 이후 민주화를 거치고 재판을 통해 군사반란을 주도한 전두환·노태우를 무기징역으로 단죄하며 국민은 다시는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한 친위 쿠데타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환기했다. 이어 “비상계엄 선포 직후부터 국민은 전두환·노태우 세력의 비상계엄과 권력 찬탈의 기억을 떠올리며 극도의 불안과 분노를 표출했다”며 “이번 사태는 대한민국이 쌓아 올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성과가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사회 전반에 확산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극적 역사를 반복하지 않도록 더 엄정한 단죄의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하며 “재발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참작할 감경 사유가 없는 피고인에 대해 무기형으로 정하는 게 과연 양형의 원칙에 부합하는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가·국민 충성 저버려… 헌법 파괴”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후 국민을 향해 진지한 사과가 없었고 오히려 선동을 부추겨 국가 지도자로서 책무를 저버렸다는 점도 사형 구형에 반영됐다.
박 특검보는 “피고인은 독재를 위해 비상계엄 선포 이유를 숨기고 야당 탓으로 돌려 경고성·호소용 계엄이라고 주장하며 비상계엄이 정당한 것처럼 지지자를 선동하고 사회 분열과 국민 반목을 부추겨 국민을 분노케 했다”며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의 지시로 범행에 가담한 하급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그들의 행위에 책임지긴커녕 사실대로 진술하는 사람을 거짓말쟁이로 몰아 책임 전가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고도 몰아세웠다.
‘계엄 2인자’로서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장관에게는 무기징역이 구형됐다. 과거 노 전 대통령의 1심 구형령과 같은 구형량이다. 박 특검보는 “피고인 윤석열과 김용현 등은 국민이 받을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권력욕을 위해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입법권과 사법권을 찬탈해 권력을 독점하고 장기 집권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장준호 검사는 김 전 장관이 “(내란 혐의) 수사 개시 이후 윤석열과 한몸처럼 동일한 입장으로 수사에 임했다”고 지적한 뒤 “내란 우두머리와 다를 바 없는 지위”라고 규정하며 형을 정함에 있어 윤 전 대통령과 동일한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홍윤지·안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