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세계 최강으로 불리지만, 올림픽 5000m 계주에서는 오랜 시간 정상에 서지 못했다. 금메달은 단 두 번. 1992년 알베르빌, 그리고 2006년 토리노다. 그로부터 20년, 다시 이탈리아에서 올림픽이 열린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다시 이탈리아에서, 다시 계주 금메달”을 외쳤다.
이번 대표팀 가장 큰 강점은 ‘조합’이다. 경험과 패기의 조화. 세 번째 올림픽에 나서는 황대헌(27·강원도청), 베이징 올림픽을 경험한 이준서(26·성남시청)가 중심을 잡고, 첫 올림픽을 앞둔 임종언(19·고양시청), 이정민(24·성남시청), 신동민(21·고려대)이 에너지를 더한다.
분위기는 진지하면서도 유연하다. 막내 임종언은 “훈련할 때는 집중해서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훈련이 끝나면 형·동생처럼 편하게 지낸다. 재밌고 친근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준서는 “동생들이 너무 잘 따라와 준다. 나도 막내 때 저랬나 돌아보게 된다”고 웃었다.
계주에 대한 열망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이정민은 “금메달이 20년 전"이라며 "어린 선수들은 패기 있게 부딪히고, 베테랑은 경험으로 조언하면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동민 역시 “다 같이 웃을 수 있는 계주에서만큼은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강조했다.
혜성처럼 떠오른 신예 임종언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자는 생각뿐이었는데, 이렇게 올림픽을 앞두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월드투어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며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경험이 부족해도 준비한 만큼 하면 통한다는 확신을 얻었다는 것이다.
황대헌에게 이번 올림픽은 또 다른 의미다. 평창-베이징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에 나선다. 황대헌은 “올림픽은 모든 선수에게 꿈의 무대다. 처음보다 경험과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다만 부상은 변수다. 지난해 월드투어 도중 허벅지 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다. “올림픽이 다가오는 만큼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어느 정도 회복한 상태로 나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동료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 나를 믿고 나아가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를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베테랑이 중심을 잡고, 막내는 흔들리지 않는다. 임종언은 “자신감을 잃지 않아야 한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다음을 위한 경험으로 남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20년의 기다림, 그리고 다시 이탈리아.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계주’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같은 방향으로 미끄러지고 있다. 패기와 경험이 맞물린 태극전사들이, 오랜 숙제를 풀기 위해 출발선에 섰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