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등 각종 논란을 일으킨 쿠팡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제재 움직임에 대해 최근 미국 정계에서 잇따라 '쿠팡 감싸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12일 서울 시내의 한 쿠팡 차고지 모습. 뉴시스 대럴 아이사(공화·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은 12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늘 여한구 본부장과 좋은 논의를 했다”고 운을 떼며 “미국 기술 기업들에 대한 부당한 표적화와, 이재명 정부의 쿠팡에 대한 불공정한 대우는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아이사 의원은 “한국은 중요한 동맹국이지만, 나는 미국 기업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고, 미국 수출업자들이 해외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며, 한국과 같은 국가들이 최근 무역 및 투자 협정에서 한 약속을 지키도록 하기 위해 의회와 트럼프 행정부의 동료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미국 기업들과 미국 시민들에 대해 국가가 지원하는 적대 행위들에는 후과가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같은 공화당의 스콧 피츠제럴드 하원의원(위스콘신)도 이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 “최근 정치적 동기에 따른 마녀사냥에 기반해 쿠팡의 미국인 임원들을 기소할 것을 요구한 한국 정부의 조치에 대해 경악한다”며 “미국 정부는 미국 기업들에 대한 한국 정부의 혼란스러운 대우에 책임을 물리기 위한 조치들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적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로버트 오브라이언은 지난달말 엑스 게시글을 통해 “한국 국회가 공격적으로 쿠팡을 겨냥하는 것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추가적인 차별적 조치와 미국 기업들에 대한 더 넓은 규제 장벽을 위한 무대를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브라이언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무역관계 재균형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한국이 미국 테크 기업들을 타깃으로 삼음으로써 그 노력을 저해한다면 그것은 매우 불행한 일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등 각종 논란을 일으킨 쿠팡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제재 움직임에 대해 최근 미국 정계에서 잇따라 '쿠팡 감싸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2020년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과로사한 故(고) 장덕준씨의 모친 박미숙씨가 12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본청에서 열린 택배노조 쿠팡 김범석 의장 고발인 조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기 전 입장을 밝히는 모습.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로 유명한 미국 정치평론가 스티브 코르테스도 지난달 엑스에 “한국 정부는 막대한 투자를 해온 미국 기업 쿠팡을 오히려 제재하고 있다”며 ‘한국의 미국 기업 배신 행위’라는 의견을 내놨다.
최근 미국 정계에서 잇따라 ‘쿠팡 감싸기’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으로는 그간 쿠팡이 공들여온 대미 로비 확대가 꼽힌다. 쿠팡은 매출의 90%를 한국에서 올리지만, 미국 델라웨어주에 등록된 쿠팡INC가 한국 법인 지분을 100% 소유한 미국 회사다. 쿠팡INC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법인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쿠팡은 국내 못지 않게 미국 정관계 로비에도 힘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 상원 로비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Inc는 2021년 뉴욕 증시에 상장한 이후 최근 5년간 총 1075만 달러(약 158억원)에 달하는 로비 자금을 집행했다. 로비스트 수도 상장 이전 4명에서 32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취임식에는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지난해말에는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대관 사무실에서 일할 직원을 추가 채용하기 위한 공고를 내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쿠팡은 지난해 정부·국회 출신 18명을 영입하는 등 대관 업무에 무게를 실었다.
일부 미국 의원들이 쿠팡 옹호에 나서는 데는 11월로 예정된 중간선거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권자들에게 미국 기업의 이익을 수호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도 작용했다는 것이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등 각종 논란을 일으킨 쿠팡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제재 움직임에 대해 최근 미국 정계에서 잇따라 '쿠팡 감싸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쿠팡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도록 외압을 행사한 인물로 지목된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광봉권·쿠팡 상설특검팀 사무실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모습. 뉴스1 한편 쿠팡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은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대표가 경찰의 1차 출석 요구에 불응해 2차 출석 요구를 해놓았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쿠팡의 ‘셀프 조사’ 발표와 관련해 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등 혐의 피고발인 신분으로 지난 5일 로저스 대표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로저스 대표 측은 2차 출석 요구에는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