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챗GPT] 수년간 적자에 시달려온 초정밀 특수제어 시스템 전문업체 모비스 주가가 최근 급등 중이다. '경영권 매각'과 '양자컴퓨팅 신사업' 호재를 연달아 발표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한 결과다. 그러나 일부 주주들은 이번 조치가 '무자본 M&A'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 주장하며 법원에 주총 개최 금지를 요청하는 등 내부 잡음이 커지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비스 주가는 지난해 12월 초 2700원대에서 최근 4400원대까지 올랐다. 한 달여 만에 62% 넘게 상승했다. 지난달 2일 최대주주 김지헌 대표가 보유지분 26.02%(약 450억원 규모)를 혁신자산운용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과 회사가 미래 신사업으로 양자컴퓨팅을 낙점했다는 발표가 주가를 끌어올린 기폭제가 됐다.
외부 도움도 있었다. 독립리서치 업체 밸류파인더는 지난 7일 보고서를 통해 "모비스가 핵융합과 양자컴퓨팅 기술력을 모두 확보했다"며 "양자컴퓨터 시장 진출 본격화에 따른 모멘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이런 가운데 모비스는 오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공시에 따르면 회사는 양자컴퓨터 시스템, 양자보안, AI 기반 제어 등 총 24개의 신규 사업 목적을 추가하고, 글로벌 전문가 그룹을 경영진으로 영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일단 양자컴퓨팅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CES 2025'에서 "양자컴퓨터가 실질적으로 유용한 수준에 도달하려면 20~30년은 걸릴 것"이라고 했던 기술이다. 황 CEO는 최근 "양자컴퓨팅이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했지만, 여전히 단기간에 사업성을 갖추기 힘들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런 난도 높은 사업을 만년 적자 기업인 모비스가 추진한다는 게 시장의 불신은 사는 대목이다.
신사업 추진과 함께 상정하는 자금 조달 관련 안건들도 주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모비스는 이번 주총에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를 각각 기존 3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3배 이상 확대하는 안건을 올렸다. 아울러 이사회 소집 통지 기간을 회의일 '3일 전'에서 '1일 전'으로 단축하는 정관 제40조 변경안도 상정했다. 회사 측은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이유로 들었지만, 주주들은 이를 대규모 자금 조달을 쉽게 하고 졸속 의결을 가능하게 하는 '독소 조항'으로 보고 있다.
주주들의 반발은 법정 공방으로도 번졌다. 원고 채봉진 씨 등은 법원에 주주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최대주주 김지헌 씨와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혁신자산운용이 인위적으로 주가를 부양한 뒤, 차입금으로 인수대금을 치르려 한다"고 주장했다. 공시에 따르면 혁신자산운용은 현재 계약금 20억원만 납부한 상태로, 주총 전날인 26일까지 잔금 43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이에 대해 혁신자산운용 관계자는 "일부 주주들의 주장은 법리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현재까지 모든 (M&A) 절차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협의가 완료되는 시점에 필요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아주경제=송하준 기자 hajun825@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