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기아가 내연기관 SUV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전기차(EV) 시장에서도 파격적인 라인업 확장을 통해 현대차를 맹추격하고 있다. 특히 ‘대중화’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 ‘가성비’로 캐즘 뚫었다…보급형 EV의 구세주 ‘EV3’
기아의 전기차 약진을 이끈 선봉장은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소형 전기 SUV ‘EV3’다. 전기차 수요 둔화(캐즘) 시기에 등장한 EV3는 3000만 원대(보조금 적용 시)라는 합리적인 가격과 플래그십 모델 EV9을 쏙 빼닮은 미래지향적 디자인으로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EV3는 출시 직후부터 월평균 3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전기차는 비싸다’는 편견을 깼다. 특히 사회초년생과 1인 가구를 겨냥한 콤팩트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1회 충전 시 500km(롱레인지 기준)에 달하는 주행거리를 확보해 ‘세컨드 카’가 아닌 ‘메인 카’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기아는 올해 유럽형 전략 모델인 소형 전기차 ‘EV2’까지 출시를 예고하며 보급형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오겠다는 복안이다.
◇ “상상하는 대로 바뀐다”…미래 모빌리티의 혁명 ‘PV5’
기아가 지난해 글로벌 최초로 선보인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모빌리티) 모델 ‘PV5’는 자동차의 개념을 ‘이동 수단’에서 ‘생활 공간’으로 확장시켰다는 찬사를 받는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모듈(탑)을 결합할 수 있는 PV5는 출시와 동시에 물류, 배송, 라이드 헤일링(호출형 승차 공유) 업계의 러브콜을 받았다. 낮에는 업무용 밴으로, 밤에는 차박용 캠핑카로 변신이 가능한 PV5의 유연성은 B2B(기업 간 거래) 시장뿐만 아니라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기아는 PV5의 성공을 발판 삼아 대형 PBV인 PV7까지 라인업을 확장, 2030년 글로벌 PBV 1위 브랜드 도약이라는 목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아이오닉 시리즈로 기술력을 과시했다면, 기아는 EV 시리즈와 PV 시리즈를 통해 소비자가 실제 필요로 하는 ‘용도’와 ‘가격’에 집중했다”며 “이러한 실용주의 전략이 기아의 전기차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