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과 부산의 행정통합은 시대적 과제이지만 주민 투표로 도민 생각을 먼저 모으고, 통합 후 위상이나 권한 등이 명확하게 확보된 상태에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
경남도의회가 현재 진행 중인 부산과의 행정통합 논의에 대해 이러한 입장을 발표하며 박완수 도지사의 견해에 힘을 실었다.
앞서 박 도지사는 지난 6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주민 투표로 시·도민 의견을 모아 행정통합 정당성을 확보해야 하며, 통합 지방자치단체의 권한과 지위 보장이 먼저 이뤄지지 않으면 통합의 의미가 없다고 했다.

최학범 의장 등 도의회 의장단 10명은 12일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통합은 우리 지역의 지속 가능한 미래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자 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지만, 추진 속도보다 중요한 건 도민 신뢰에 바탕을 두고 치밀하게 준비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성급한 정치적 합의가 아니라 주민 동의를 바탕으로 완성돼야 한다"며 주민 투표 추진 필요성을 언급했다.
"행정통합은 행정구역 조정이 아닌 지역의 정체성, 생활권, 재정 구조까지 시·도민의 삶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이라며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결정 사항에 대해 주민 투표에 부칠 수 있다'는 현행 지방자치법 제18조를 내세웠다.
이어 "경남·부산 행정통합특별위원회가 참여한 권역별 토론회 결과를 보면 도민들의 여론은 결코 단일하지 않았다"며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로 묶는 과정 없이 추진되는 행정통합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통합의 기대 효과와 함께 기반시설(인프라) 쏠림이나 행정 접근성 저하 등의 우려도 투명하게 제시하고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단순히 행정구역만 합치는 통합은 의미가 없다"며 "광역통합자치단체에 걸맞은 위상과 실질적 자치권이 함께 보장되지 않는다면 통합은 또 다른 비효율을 낳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확대된 재정을 바탕으로 지역 여건에 맞춘 개발 특례, 통합광역자치단체 위상에 걸맞은 제도적 지위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정부는 통합자치단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권한에 대해 고민하고 명확한 방향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경남도와 부산시의 행정 구조와 기초다치단체와의 관계에서 큰 차이가 있다"며 사무 배분과 권한 조정 검토, 통합 이후 행정서비스 질 확보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사전 마련을 선행 조건으로 제시했다.
"행정통합은 우리 지역의 백년대계를 결정하는 중대한 과제"라며 "시·도민에 의한 시·도민을 위한 통합이 돼야 한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아울러 "성급한 추진은 갈등을 낳을 수 있지만, 충분히 준비된 통합은 새로운 도약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 통합자치단체 위상에 맞는 중앙부처 권한 이양, 특례 및 인센티브 부여 등을 해 주고, 경남과 부산에서는 행정통합에 대해 지역민과 더 많이 소통하길 바란다"고 했다.
최 의장 등은 "6월 지방선거가 15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행정통합을 빠르게 추진하는 건 도민에게 오히려 불편한 부분이 많을 것"이라며 "속도보다 중요한 건 올바른 방향이며, 정치적 성과보다 더 중요한 건 주민의 삶과 행복이다"고 말했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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