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ABL생명, 전속채널 간소화…'계약직 지점장' 도입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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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ABL생명, 전속채널 간소화…'계약직 지점장' 도입하나
서울 종로구 동양생명 본사왼쪽 서울 여의도구 ABL생명 본사 사진각 사서울 종로구 동양생명 본사(왼쪽), 서울 여의도구 ABL생명 본사 [사진=각 사]작년 7월 우리금융그룹에 편입된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영업조직을 대폭 개편했다. 영업점 관리를 위해 권역별로 뒀던 조직을 폐지하고, 본사에서 영업점을 직접 관리하는 게 골자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사업가형(계약직) 지점장 제도 도입을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동양생명은 과거 사업가형 지점장 제도 도입이 직원 반발로 무산된 전례가 있어 재차 추진된다면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지역단을 폐지했다. 대신 본사에 영업점을 관리하는 조직을 신설해 직접 관리에 나선다. 양사는 이를 통해 전속 판매창구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동양·ABL생명의 변화를 두고 사업가형 지점장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가 과거 신한라이프 대표로 재직할 당시 사업가형 지점장 제도를 도입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신한라이프는 2021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통합돼 출범했는데 당시 신한생명은 정규직 지점장, 오렌지라이프는 사업가형 지점장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신한라이프는 고민 끝에 2023년 초 사업가형 지점장 제도를 전면 도입했다. 보험업계에서는 당시 이 작업을 주도한 게 성 대표인 만큼 동양생명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업가형 지점장 제도는 정규직인 지점장을 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영업 실적에 따른 수당을 지급하는 게 골자다. 계약직 지점장의 고용 안정성은 비교적 떨어지지만, 성과에 따라 정규직 지점장의 수 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다. 회사로서는 성과주의를 적용해 영업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신한라이프 외에 메리츠화재도 이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다만 정규직인 지점장이 계약직으로 전환되면서 고용 형태 등 조율이 필요해 잡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업가형 지점장도 결국 계약직이므로 고용이 불안정하고, 정규직과 처우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점장에 따라 고용 안정성을 원하면 사업가형 지점장 제도 전환에 반발하고 나설 수밖에 없다. 특히 동양생명은 과거 사업가형 지점장 도입을 두고 노사가 강하게 충돌한 사례가 있어 이번에 다시 추진된다면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이번 영업조직 개편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통합에 앞선 정지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본사가 영업점을 직접 관리하면 일원화된 영업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합 이후 영업망이 본사 영업방침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영업조직 개편에 나섰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본사가 영업점을 관리하면 지역단 운영에 투입되던 비용을 영업점에 직접 투입할 수 있다”며 “다만 현장 밀착형 영업관리는 어려울 수 있는데, 사업가형 지점장 제도를 도입하면 성과만큼 보수를 주니 이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장문기 기자 mkm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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