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타인의 고통은 끝내 알 수 없을 것이다. 작은 자극에도 쉽게 상처가 나고, 베이기라도 하면 좀처럼 아물지 않아 환부가 손델 수 없이 깊어지고, 그래서 행여나 다칠까봐 늘 노심초사하며 살아야 하는 불안감, 흉터가 남긴 수치심, 1년에 한 번 방사선 치료에 기대야 하는 괴로움... 탈리다쿰의 창립자 채문선 대표가 평생을 안고 살아온 고통이다. 성악을 전공하여 무대에 오를 때도 붉어진 피부를 가리느라 급급했지, 이 약점을 타인에게 담담하게 이야기 할 수 있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병원에서 ‘난치성’이라는 진단을 받은 후, 어떻게든 낫게 하려고 발버둥치기보다 이 병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찾게됐어요.” 그렇게 그는 자신의 예민하고 까탈스러운 피부를 진정시키는 지혜를 쌓아왔다. 임신으로 그 어떤 약도 쓸 수 없을 때 만난 흰 민들레꽃 차는 피부와 마음에 큰 위안을 주었고, 이 경험은 민감 피부자들의 희망이 된 ‘탈리다쿰’을 탄생시켰다. 결국 누군가의 문제를 보듬어주는 역할을 맡기기 위해 신이 채대표에게 고통을 주셨을 거란 해석은 지나친 비약일까? 예수가 기적을 행할 때 외쳤다는 ‘탈리다쿰!(소녀여, 일어나라)’이란 브랜드 이름처럼, 비건 뷰티 브랜드 탈리다쿰은 지치고 연약해진 이들에게 본연의 강인한 힘을 되찾도록 돕고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화장품 원료가 있는 가운데, 흰 민들레꽃 성분은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전세계 최초로 등록한 독자적 성분이에요. 흰 민들레꽃은 한국 토종 민들레로, 항염 효과, 열독 해소, 여성 질환 개선 등의 효능이 동의보감에 기록되어 있지요. 하지만 재배가 어려운 귀한 식물이다 보니 화장품화하기까지 2년에 가까운 연구가 필요했습니다.
그럼에도 꼭 화장품 원료로 써야겠다고 생각하셨나 봅니다. 어떤 연구를 하셨나요? 제가 워낙 효과를 보고 의지했던 성분이다 보니 꼭 해내고 싶었어요. 무엇보다 안정적인 원료 수급 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또 항염의 효능 수치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자 연구를 거듭했어요. 마침내 자궁과도 같은 ‘태좌’에 항염 효과가 높다는 걸 발견하고, 이를 배양하는 기술력을 획득했습니다.
아토피 피부가 써도 될 만큼 자극이 없는 포뮬러가 인상적이었어요. 상당한 고기능 제품인데, 디자인이 예쁘다 보니 첫 눈에는 감성에 호소하는 제품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어릴 때부터 더마 제품을 주로 사용해야 했던 저는 늘 특유의 설명적인 패키지 디자인이 불만이었어요. 예쁜 용기에 덜어서 가지고 다닐 정도였죠. 사람도 그러하듯이, ‘겉모습이 아름다운데, 알고보니 속도 꽉 찼네!’ 하는 감동을 주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제품의 단상자부터 예사롭지 않더라고요. 브랜드 스토리를 담은 미니 브로셔, 기프트 박스 등 세세한 부분까지 공들이신 게 느껴집니다. 단지 디자인 뿐 아니라 지속가능성도 고려했어요. 친환경 재질은 기본이고, 분리 배출이 쉽도록 스프링 없는 펌핑 용기를 쓰고 있죠. 브랜드를 통해 나누고 싶은 또 하나의 가치는 ‘장인 정신’이에요. 하나부터 열까지 허투루 만들지 않은 단단한 제품을 만들다 보면, 언젠가는 알아봐주시는 분이 있을 꺼라고 믿어요.
그런 ‘장인 정신’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일까요? 플래그십 스토어가 마치 아트 갤러리 같습니다. ‘TK&’ 이라는 이름을 붙인 공간으로, 정적인 쇼룸을 넘어 다양한 문화 행사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영감을 나누고자 만들었어요. 말씀하신 대로 장인 정신으로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예술 작가들과 협업 전시도 꽤하면서, 라이징 작가들에게는 ‘우뚝 일어날’ 기회가 되기를 바라고 있고요.
단지 피부 개선 이상으로 삶에 대한 긍정적 메세지를 준다는 점에서 탈리다쿰은 웰니스적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대표님은 웰니스를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웰니스는 그 사람이 편안하고 행복해지기 위한 선택이고, 그렇기 때문에 어떤 정답이 있다기보다 다양성이 존중받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봐요. 누군가 “러닝이 좋다”라고 해도, 나에겐 아닐 수도 있잖아요. 대세와 다른 선택에 대해 스스로가 흔들리지 않는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어요. 제가 피부로 고통받을 땐 선택지가 별로 없었지만, 탈리다쿰이 자신의 웰니스를 추구하는 누군가에게 좋은 옵션이 되길 바라요.
마지막으로 2026년, 미리 귀띔해주실 소식이 있을까요? 네! 1년 동안 열심히 준비한 쿠션 팩트가 3월에 출시될 예정이에요. 예민한 피부도 편안하게 쓸 수 있고, 주름이나 미세한 요철에도 끼지 않는 섬세한 포뮬러를 완성했으니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