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월드미스유니버시티(WMU) 한국대표 선발대회는 미를 겨루는 무대라기보다 가치와 실행을 검증하는 플랫폼에 가깝다.
지성·품격·공감·봉사를 내세운 이 대회에서 올해 지·덕·체를 상징하는 3인이 탄생한 이유도 그 연장선에 있다.
성균관대에서 한문학·국제통상을 전공중인 이예린은 지(智)를, 숙명여대 정책대학원과 프랑스 파리 도핀대 경영대학원에서 수학 중인 강민수는 덕(德)을,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김주란은 체(體)를 수상했다.
지(智) 이예린은 자신을 설명하는 가치로, 한국적 가치가 세계의 평화로 확장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강조한다.
한문학을 공부하며 ‘인의예지’라는 정서를 깊이 들여다본 경험이 사람과 사람을 잇고 갈등을 완화하는 힘으로 이어진다는 것.
이예린은 WMU 활동에서 포럼을 준비하고 메시지를 직접 전하는 과정이, 한국적 가치가 평화를 향한 하나의 언어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한 시간이었다고도 했다.
WMU가 강조하는 ‘평화는 외침이 아니라 구조’라는 메시지의 실천을 위해선 “평화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구조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또한 국제통상을 복수전공하며, 마케팅 관점에서 오래 살아남는 기업은 제품보다 지속적으로 지키는 가치와 시스템이 있다는 배움을 설파했다.
이를 바탕으로, 환경 보호를 브랜드의 원칙과 운영 구조로 만든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메시지가 행동과 구조로 연결될 때 변화를 만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두바이 본선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은 한국 청년의 얼굴로는 예를 꼽았다.
예는 형식적인 예절이 아니라 존중과 양보의 태도이며 한국 사회가 지켜온 정과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의 갈등을 완화하고 공존의 해답이 될 수 있는 태도의 기술로도 제시한 것.
덕(德) 수상자 강민수는 “이번 수상이 오히려 자신을 가장 정확히 설명하는 결과다. 신기하게도 나를 가장 잘 설명하는 키워드의 상을 수상했다”고 방싯했다. 강민수가 말하는 덕은 착하거나 바른 태도라기보다, 사람과 상황을 대하는 능력에 가깝다.
프랑스 파리 도핀대학교에서 과대표로 활동했던 그는 중요한 선택의 순간마다 “이 선택이 누구를 배제하지는 않는지, 조화를 이루고 균형 있는 방향성인지”를 먼저 고민해왔다고 밝혔다. 빠른 답보다 지속 가능한 방향, 나 혼자가 아닌 함께 갈 수 있는 선택을 중시해온 태도는 그가 말하는 덕의 실체다.
WMU가 강조하는 ‘평화는 외침이 아니라 구조’라는 메시지 역시 그의 전공과 경험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강민수는 “평화를 감정이나 구호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로 바라보게 됐다”고 강조했다. 문화예술경영을 공부하며, 문화의 힘이 메시지 자체보다도 누가 어떻게 참여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하느냐에서 시작한다고 느꼈기 때문.
프랑스에서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협업하며 그는 배제가 의도가 아니라 구조의 부재에서 비롯된다는 사실도 체감했다.
이후 기획과 운영 과정에서 늘 ‘이 구조가 누구에게는 장벽이 되지 않는가’를 먼저 묻는 습관이 생겼고, 앱 서비스 기획 경험에서도 “설명 없이 접근 가능한 사용자 흐름을 만드는 데 집중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 연장선에서 강민수는 “문화예술과 기술, 경영의 접점에서 외침 없이도 공존이 가능해지는 구조, 오래 작동하는 평화의 방식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방향성을 논했다.
2026년 두바이 세계대회에서 전하고 싶은 한국 청년의 얼굴에 대해선 “경쟁과 불안 속에서도 타인을 밀어내기보다, 연대와 공존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 태도가 한국 청년의 진짜 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체(體) 수상자 김주란은 자신을 설명하는 가치로 ‘끈기’를 내세운다. 목표가 생기면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성격이고 때로는 미련해 보일 정도로 한 자리에 앉아 고군분투했던 시절도 있었다고 했다.
그 시간이 겹쳐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고 체 수상도 힘든 순간마다 최대한의 노력을 끌어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체력은 근육만이 아니라 ‘버티는 태도’라는 설명이다.
평화의 구조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해 김주란은 사회복지 전공의 ‘현장성’을 키워드로 꺼내놓았다.
“사회적 가치는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함께 나누고 연대할 때 더 큰 힘이 된다는 것을 현장에서 깨달았고 변화를 이끌려면 홀로 외치는 목소리보다 많은 사람이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할 자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WMU의 가장 큰 강점으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꼽았다.
두바이 무대에서 전하고 싶은 얼굴은 ‘정’이라는 한국 특유의 감성이다.
김주란은 “세계대회에서 누군가를 이기기보다 서로를 대하는 태도와 관계 속 배려를 통해 한국 청년의 강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열정과 역량의 이면에 함께 나누려는 마음이 자리한다는 믿음은, 체가 단순히 강함이 아니라 관계의 지속이라는 믿음에 기인한다.
세 사람이 함께 한국 대표팀을 이룰 경우의 시너지도 구체적이다.
WMU에서 국제감각,언어능력,소통과 배려 등 각항목에서 최고점으로 지(智)에 선정된 이예린은 메시지를 논리적으로 정리해 세계 무대에 전달하고, 5개국어로 소통하는 덕(德) 수상자 강민수는 서로 다른 생각과 역할이 충돌하지 않고 연결되도록 사람과 메시지 사이를 잇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체(體)를 대표하는 김주란도 영국 유학등의 경험으로 현장에서 실행력을 발휘해 활동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구심점이 될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이들 3명은 WMU 활동을 통해 개인과 사회를 향한 변화를 이어가고 싶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청년의 목소리로 사회구조를 설계하고, 새로운 언어와 방식으로 풀어내는 주체로서의 존재감을 꾸준히 증명해 나가겠다는 청춘의 에너지가 가득하기에 그렇다.
WMU는 1986년 세계평화의 해를 기념해 출범한 국제 NGO이며, 지난달 열린 한국대회 역시 단순한 경연이 아니라 평화봉사 사절단을 선발하는 무대였다.
그리고 이번에 선발된 한국 대표 ‘지덕체’는 2026년 두바이 세계대회 무대에서 각자의 언어와 방식으로 평화를 구조로 설계하는 청년의 얼굴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월드미스유니버시티대회(WMU)에 이어 오는 9월엔 제2회 월드미스터유니버시티 한국대회가 열리고, 12월엔 제1회 월드미스터유니버시티대회가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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