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물든 이란 반정부 시위… 트럼프 ‘무력 투입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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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물든 이란 반정부 시위… 트럼프 ‘무력 투입 카드’ 만지작
최소 116명 사망·2600명 구금 하메네이 유혈 진압… “시신 더미 목격” 인터넷·국제전화 차단… 피해 더 클 듯 트럼프 “준비 완료… 이란 아픈 곳 타격” 美 정부, 대규모 공습 등 시나리오 검토 국제사회도 이란의 폭력적 탄압 규탄
경제난 타개를 요구하며 지난해 말 시작된 이란의 대규모 반정부시위가 격화하면서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시위 진압 중 민간인이 사망하면 개입할 수 있다”고 밝힌 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공습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이 미국 인권단체 인권운동가통신(HRANA)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시작된 이란 반정부 시위 이후 이날 현재까지 사망자는 최소 116명에 이르고, 시위로 인해 구금된 사람은 2600명이 넘는다. 사망자는 전날 기준 65명에서 급증한 것으로, 지난 3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강경 대응 시사 이후 시시각각으로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 미 CNN방송은 현지 언론과 병원 관계자 등의 말을 인용해 시위 현장에서 보안군의 유혈 진압으로 사망자가 나오고 있으며 병원에서는 “시신들이 서로 겹쳐 쌓여 있는 모습”도 목격된다고 보도했다. 테헤란의 한 병원 의료진은 영국 BBC방송에 “젊은이들의 머리와 심장에 직접 총탄이 명중했다”고 전했다.
총탄도 막지 못한 민심 이란 정부의 반정부 시위 강경 진압으로 사망자가 잇따르는 가운데 10일(현지시간) 저녁 수도 테헤란에서 시위대가 대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인터넷과 통신이 차단된 상황에서도 시민들은 우회망을 통해 국제사회에 이란의 상황을 알리고 있다. SNS 영상 캡처, AP연합뉴스 앞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번 시위에 대해 “폭도와 대화하는 것은 이득이 없다”면서 정부 차원의 강경 진압을 지시한 바 있다. 이후 이란 정부는 시위에 가담하면 누구든 중형에 처할 것이라는 경고를 이어가는 중이다. 모하마드 모바헤디아자드 이란 검찰총장은 이날 국영 TV에 발표한 성명에서 “시위에 참여하면 누구든 신의 적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이는 사형에 해당하는 혐의”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하메네이에 죽음을” 등 극단적인 반정부 구호까지 나오며 시위가 잦아들지 않자 당국과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란 국영 TV는 보안군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가 지난 8일부터 국제전화·인터넷을 전면 차단하고 외부와의 소통을 막고 있어 실제 피해 상황은 더 클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이란의 인권운동가 시린 에바디는 당국의 인터넷 차단을 겨냥해 “학살을 준비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AFP연합뉴스 국제사회는 우려를 나타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엑스(X)에 “유럽은 이란 시민들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 “정당한 시위에 대한 폭력적 탄압을 단호히 규탄한다”고 적었다. 전날은 영국·프랑스·독일 정상이 공동성명을 내고 우려를 표하면서 “표현의 자유와 평화적 집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이란 개입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란은 어쩌면 과거 어느 때보다 자유를 바라보고 있다. 미국은 도울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하루 전 백악관 행사에서도 이란 정부가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하면 미국이 개입해 “이란이 아픈 곳을 매우 세게 때리겠다”고 군사력 동원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대통령의 공언을 실제로 행동으로 이행해야 하게 될 경우에 대비해 예비적 단계의 논의를 진행해 왔다고 보도했다.

논의 중인 선택지에는 이란 군사 표적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공습도 포함돼 있다고 한 당국자는 전했다. 다만, 다른 당국자는 이 논의가 통상적 계획 수립의 일환이라면서 이란 공격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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