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밀거래 ‘유령선단’ 한반도 주변서도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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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밀거래 ‘유령선단’ 한반도 주변서도 포착
WSJ “中선박, 1월 초 서해 거쳐 동해서 제재 대상인 러 원유 환적” 美 “베네수 원유 수익 美계좌 예치” 압류 등 민간 청구 금지 행정명령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유조선을 잇달아 나포하면서 주목받는 ‘유령선단’의 활동이 제주해협과 동해 등 한반도 인근에서도 감지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공개한 영상 속 러시아와 연결된 석유운반선 모습. AF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선박 추적 서비스 ‘케이플러’ 등의 자료를 분석해 유령선단의 운영 실태를 보도하며 이같이 전했다. ‘암흑 선단’, ‘그림자 선단’으로도 불리는 유령선단은 국제 제재 대상 국가의 석유 등을 밀거래할 때 이용되는 선박을 가리킨다.

WSJ는 이달 초 한반도 주변에서 포착된 중국과 러시아 국적 유령선단의 움직임을 전했다. 중국 옌타이에서 출발한 준통호는 서해를 거쳐 한반도와 제주도 사이 해협을 지나 동해로 향했다. 준통호는 북한과 러시아의 국경 근처에서 대기 중인 배와 접선, 이 배에 실려 있던 석유 70만배럴을 옮겨 실었다. 준통호에 원유를 넘겨준 배는 유령선단 중 하나로 알려진 러시아의 카피탄 코스티체프호였다. 코스티체프호는 지난 6일 러시아 사할린으로 돌아갔다.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를 전후해 유령선단 나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이는 중국과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유령선단 차단을 통해 러시아·베네수엘라·이란의 석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국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석유를 수출하는 나라에는 자금 측면에서 압박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비밀리에 운영되는 유령선단 특성상 선체 노후화에 따른 사고 위험이 상존하고 있어 한반도 인근 해양 환경이 위협받을 수 있다. 미국의 행보에 따라 제재 감시 부담도 커질 수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10일 미국 제재로 팔지 못하는 베네수엘라 원유를 대신 국제시장에서 판매해 얻은 수익금을 미 재무부 계좌에 두겠다고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익금을 압류나 법원 명령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다.

이 행정명령은 베네수엘라 원유 판매 수익과 관련한 모든 자금 인출은 미국 정부 승인하에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미국이 이 자금을 소유하는 게 아니라 관리하는 것이며, 미 국무장관이 베네수엘라 정부를 대신해 자금의 사용 목적을 결정할 것이라고 명시됐다.

임성균 기자 im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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