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맹자 유감, 김재욱 지음, 메디치미디어. 맹자 유감=김재욱 지음, 메디치미디어.
‘맹자를 성인이라 부를 수 있을까?’
맹자는 자신감 넘치는 언변과 명쾌한 논리, 군주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함, 백성을 아끼는 마음, 사람의 본성은 선하다고 믿었던 신념을 가진 성인(聖人)으로서 그동안 한국 선비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인물 중 하나다. 중국 전국시대 유학자로 오늘날까지 성인으로 추앙받는 맹자. 그런데 이러한 맹자의 민낯을 거침없이 드러내며 정녕 성인으로 부를 수 있는지를 묻는 도발적인 책이 나왔다.
한문학자 김재욱은 맹자 속 중요 문구를 중심으로 그를 ‘원조 꼰대’이자 ‘자기중심적인 소인’으로 정의한다. 동시에 저자는 맹자를 토대로 오늘날 한국 사회를 괴롭히는 노동 천시와 직업 차별, 나이만 내세우는 권위주의, 그리고 모든 실패를 개인의 노력 탓으로 돌리는 ‘하면 된다’는 독선의 뿌리에 낡아빠진 유학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한다.
또 저자는 책 으로 맹자를 무조건적인 성인으로 신격화하던 기존의 관습에서 벗어나, 한문학자의 시선으로 그의 인간적 결함과 비현실적 면모를 날카롭게 파헤친다. 그러면서 무조건 본받아야 할 대상으로 신격화하는 대신, 그의 비현실적인 이상론과 무례한 태도를 비판하며 우리가 현대 사회의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버려야 할 유학적 악습이 무엇인지 주체적으로 생각해 보게 만든다.
책 은 맹자의 ‘왕도정치’를 시대착오적인 이상론으로 규정하며, 상대의 고충을 외면한 채 자신의 정답만을 강요하는 독선적 대화법이 등용 실패의 진짜 이유였음을 명확히 제시한다. 특히, 주희 등 후대 유학자들이 맹자의 모든 언행을 불변의 진리로 포장하며 구축한 견고한 ‘유교 도그마’를 21세기의 비판적 시각으로 과감히 해체한다. 이에 따라 오늘날 한국 사회에 여전히 남아 있는 노동 천시, 직업 차별, 그리고 나이만 내세우는 권위주의 등 여러 부조리의 뿌리에 낡은 유학의 그림자가 있음을 신랄하게 지적한다.
이 책은 고전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대신, 현대 사회의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해야 할지 주체적으로 고민하게 만드는 지적 가이드로서 손색이 없다.
아주경제=정현환 기자 dondevoy@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