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팬들의 인기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정관장의 아시아쿼터 아웃사이드 히터 인쿠시(21·몽골명 자미안푸렙 엥흐서열)는 공격력 하나는 그야말로 ‘찐’이다. 신장은 1m80으로 동포지션에서 아주 크다고 할 순 없지만, 뛰어난 점프력과 파워를 앞세워 잘 셋팅된 퀵오픈 외에도 어렵게 올라온 오픈 볼 처리 능력도 뛰어나다. 수비로 걷어올려 어택라인 근처로 붕 날아온 오픈 토스도 과감하게 강타로 연결해 상대 코트 안에 집어 넣는 장면을 여러 차례 만들어낸다. 지난달 19일 GS칼텍스전부터 V리그 무대에서 6경기 연속 선발로 뛴 인쿠시는 공격에서는 합격점을 받고 있다. 공격 성공률 39.62%로 63점을 몰아쳤다. 최근 3경기에서는 13점-16점-18점으로 정관장 내에서 자테네(이탈리아)에 이은 제2 옵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그러나 아웃사이드 히터의 제1 덕목 중 하나는 리시브다. 아무리 뛰어난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어도 리시브 라인에서 섰을 때 상대의 목적타 서브의 집중 타겟이 되면 코트 위에 오랜 시간 설 수 없다. 인쿠시의 가장 큰 약점도 리시브다. 아웃사이드 히터 중 최하 수준의 리시브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6경기에서 리시브 효율이 10.57%에 불과하다. 123개의 서브를 받아 경기당 20개꼴로 서브를 받았는데, 세터 머리 위로 정확하게 연결시킨 게 24개에 불과하다. 서브득점 허용은 무려 11개나 된다.
지난 8일 화성 IBK기업은행전에서도 공격과 리시브 간의 괴리가 크게 드러났다. 2세트엔 팀 내 최다인 8점을 몰아치며 정관장이 세트를 가져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지만, 3세트 21-23 접전 상황에서 받은 리시브가 아무도 받을 수 없는 곳으로 날아갔다. 클러치 상황에서의 서브 에이스 허용은 그야말로 치명적이었다. 3세트를 내준 정관장은 4세트마저 내주며 이날 경기를 패하고 말았다. 경기 뒤 고희진 감독은 인쿠시에 대해 비판보다는 격려와 응원이 더 필요하다며 힘줘 말했다. 그는 “인쿠시는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몽골에서 한국으로 배구 유학을 떠나온 선수 아닌가. 우리가 더 응원해줘야 몽골에서도 응원할 것이다. 열심히 훈련시켜서 좋은 선수로 만들어보겠다”라고 말했다.
맹훈련을 통해 약점인 리시브를 향상시킬 수 있느냐고 묻자 고희진 감독은 “훈련도 중요하지만, 경기를 뛰면서 압박감 속에서 자기 리듬을 찾아서 리시브를 해내며 요령을 터득해야 한다. 실전만큼 좋은 훈련은 없다. 까다로운 서브를 받아가면서 직접 느껴야 한다”라면서 “인쿠시에게 그런 조언을 해줬다.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배구한 게 아니지 않냐. 언더 패스, 오버 패스 다 할 줄 몰랐다. 그런데 지금은 하지 않냐. 연습이란 그런 것이다. 하면 된다’라고 말해줬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사람마다 리시브 능력 체득 속도는 다르다. 고 감독은 “부키리치만 봐도 곧바로 하지 않나. 혹자들은 ‘고희진 감독은 미들 블로커 출신이라 리시브도 안 받아봤으면서 그런 얘기를 하느냐’라고 하겠지만, 저는 미들 블로커지만, 고등학교 때 리베로와 2인 리시브까지 했던 선수였다. 그래서 저도 누구보다 리시브 훈련이 힘들고, 리시브가 향상되기 어렵다는 걸 안다.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그 훈련량이 빛을 발할 때가 온다”라고 답했다. 이어 “요즘 선수들이 예전보다는 훈련량을 안가져가는 게 있다. 그걸 하게 만드는 게 지도자의 몫 아니겠다. 인쿠시와 잘 소통하고 대화하면서 훈련을 꾸준히 시켜서 좋은 선수로 키워보겠다”라고 덧붙였다.
내년 시즌 정관장에 인쿠시가 뛸 것이란 보장은 없다. 내년부턴 아시안쿼터 선수들을 트라이아웃이 아닌 자유계약제도로 바꾸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두 시즌간 정관장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메가(인도네시아)도 다시 V리그로 돌아올 뜻을 밝힌 만큼, 인쿠시가 자유계약제에서 아시아쿼터로 선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팀의 미래를 위해선 인쿠시보다는 다른 국내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맞지만, 고희진 감독은 인쿠시라는 선수의 미래를 위해 실전 경험이라는 소중한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고희진 감독의 무한 신뢰 속에 ‘성장 드라마’를 그려나가고 있는 인쿠시가 리시브 약점을 지워나가며 강점인 공격력으로 내년 시즌에도 V리그에서 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화성=남정훈 기자 che@segye.com [현장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