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법 형사1부 심현근 부장판사는 미성년자 유인 미수 혐의로 기소된 A(57)씨에게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3년 11월 16일 오후 10시 40분 강원 홍천군 노상에서 미성년자인 B(15)양 일행을 발견하고 술을 함께 마시자고 제안한 혐의를 받는다. B양 일행이 미성년자임을 밝히면서 거절했음에도 A씨는 “너네 30만원, 30만원해서 총 60만원 주면 되지? 오빠가 술 사줄 테니까 집에 갔이 가자”고 말하는 등 이들을 집으로 유인하려고 한 혐의도 받는다.
다만 B양 일행이 이를 거절하고 주변 지구대에 신고하는 바람에 A씨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사건을 살핀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노상에서 미성년자인 B양과 그 일행인 성인 C씨를 발견하고 이들에게 다가가 ‘30만원씩 줄 테니 같이 술을 마시자’는 취지로 말한 사실은 인정되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미성년자를 유인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B양 일행이 성인인 점, 사건 당시가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 B양과 C씨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형법 제287조에 따르면 미성년자 유인 죄는 기망이나 유혹을 수단으로 미성년자를 꾀어 자유로운 생활관계 또는 보호관계로부터 이탈하게 해 본인 또는 제3자의 사실적 지배하에 옮기는 행위를 말한다.
미성년자 유인 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이 미성년자를 본인 또는 제3자의 물리력, 실력적인 지배 하로 옮길 범의를 가지고 미성년자를 기망 또는 유혹했음이 증거에 의해 증명돼야 하는데 재판부는 이 부분이 부족했다고 본 것이다.
검찰은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했다.
사건을 다시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B양 등에게 같이 가자고 한 집에는 피고인 어머니와 아들이 있었고, 사건 당시 전자장치를 부착 중이던 피고인은 보호관찰소로부터 귀가를 독촉 받고 있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가족이 있는 집으로 미성년자들을 유인하려고 했다고 보기보다 술주정으로 이와 같은 행위를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원심이 적절하게 판시한 사정들을 더하면, 원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춘천=배상철 기자 b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