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오천피’ 기대감…“올해도 반도체가 주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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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온 ‘오천피’ 기대감…“올해도 반도체가 주도한다”
코스피가 새해 들어 엿새째 상승하며 빠른 속도로 레벨을 높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올해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가 전체 코스피 시장을 주도하며 우상향을 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한 코스피에 잇따라 상단을 5000 중반대로 제시하며 ‘오천피’(코스피5000)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코스피 지수를 보며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닷새 연속 상승한 코스피…숨 고르기 중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4580대로 올라서며 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3.95포인트(0.75%) 오른 4586.32에 장을 마치며 6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22.34포인트(0.49%) 내린 4530.03으로 출발해 장 초반 한때 4500.48까지 내려 4500선을 위협받았으나, 장중 상승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3.86포인트(0.41%) 오른 947.92에 장을 마치며 4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정부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을 발표한 영향이다. 로드맵엔 국내 외환시장을 7월부터 24시간 개방하고, 역외 외국인 간 원화 거래도 결제 시스템을 구축해 외환·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번 로드맵 발표를 통해 MSCI 지수 신규 편입 가능성과 함께 대규모 외국인 투자금의 코스피 유입이 점쳐지면서 시장은 상승세로 전환해 장마감 기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최근 코스피 훈풍은 반도체주가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원익IPS 등 국내 10대 반도체 제조사가 포함된 KRX반도체 지수는 지난해 12월16일 5656.26에서 이날 7372.28로 장을 마감하며 30.34%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정보기술 지수도 같은 기간 20.71%(2384.79→2878.75) 증가해 지수 중 두 번째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외국인들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1조5000억원을 순매수하며 한 달 만에 사자로 돌아섰다. 이날 금융감독원의 2025년 12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상장주식 1조5240억원을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730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코스닥시장에서는 1490억원을 순매도했다.

12월 말 기준 외국인의 국내 상장주식 보유 규모는 1326조8000억원으로, 시총의 30.8% 수준이다. 외국인은 상장채권 17조5270억원을 순매수하고, 9조6400억원을 만기상환 받아 총 7조8870억원을 순투자했다.

◆올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코스피

증권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업종의 이익 증가가 지수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2025년 11월 24일 기준 3073조원이던 코스피 시가총액은 현재 3647조원으로 574조원 증가했다”며 “이 기간 시가총액 증가분의 74%는 삼성전자(46%)와 SK하이닉스(28%)가 차지했다”고 밝혔다. 코스피 지수 역시 같은 기간 3846포인트에서 4551포인트로 크게 상승했다.

단기적으로는 과열 신호도 감지된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의 20일·60일 이동평균 이격도는 2024년 이후 최고치에 근접했고, SK하이닉스는 20일 이격도 기준 최고 수준”이라며 “1월 예정된 실적 발표와 1월 말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전후로 단기 차익 실현 압력이 나타날 가능성은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중장기 관점에서는 반도체 업종의 구조적인 이익 증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12개월 예상 기준 코스피 전체 순이익 가운데 반도체 업종 비중은 47%에 달한다. 2026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각각 114%, 75%로, 코스피 전체 평균(48%)을 크게 웃돈다. 2026년 코스피 순이익에서 삼성전자 비중은 26%, SK하이닉스는 21%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업종의 이익 증가율 정점은 2026년 2분기로 예상된다”며 “짧게는 1분기, 길게는 2분기까지 반도체 업종이 코스피 상승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잇따라 코스피 상단 5000 중반대로 상향한 증권사들

증권사들은 이처럼 반도체 업종의 이익 사이클을 감안할 때 코스피가 중장기적으로 5000포인트 중반대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올해 코스피 등락범위 전망치를 4300∼54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5400포인트는 연간 시나리오 분석에서 가장 확률 높은 시나리오로 제시했던 수치”라며 “1월과 1분기 코스피 밴드도 각각 4300∼4800, 4300∼5000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글로벌 IT 하드웨어 이익 모멘텀 강세는 한국 증시에 긍정적”이라면서 “한국 반도체 업종과 대만 TSMC 모두 2022년 연초 대비 시가총액 증가율이 연이율 24%에 도달했지만, 올해도 그 정도의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이와 함께 국내 주식시장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도 14만원에서 18만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삼성증권뿐만이 아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4600포인트에서 5650포인트로 올려 잡았다. 이 외에도 △하나증권 5600선 △DS투자증권 5800선 △NH투자·현대차증권 5500선 △키움·유안타증권 5200선 등이 코스피 상단을 높게 측정하며 ‘오천피’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중심으로 기업 이익이 급증하고 있고, 추후 강화될 주주환원 기조를 고려하면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며 “과거보다 높아진 이익 덕분에 코스피는 최소 4000포인트 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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