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탕은 2인부터 주문 가능하니 먹고 싶다면 뼈해장국을 골라라"
"중국집이나 분식집, 대학가는 혼밥이 가능한 곳이 많으니 이쪽을 노려라"
일본 온라인 매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고 있는 '혼자 한국 여행 시 꿀팁' 내용들이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본인 강사들은 한국에서 유용한 실전 회화 구문으로 "혼자예요(ホンジャエヨ)"를 언급한다. 한국은 '혼밥' '혼술'이 터부시되는 경향이 있어 부대찌개, 삼겹살, 닭갈비 등 메뉴는 1인분만 주문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식당에 들어갈 때 꼭 혼자라는 점을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나혼산' 800만명 돌파...일본은 2배 이상 많은 1900만명
저출산·고령화 추세와 맞물린 1인 가구 수 비중 확대는 한국과 일본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달 9일 발표한 '2025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 수는 804만명으로 전체의 36.1%에 달한다. 2024년 후생노동성 국민생활기초조사에서 드러난 일본의 1인 가구 비중도 34.6%다. 2019년만 해도 한국과 일본의 1인 가구 수 비중은 각각 30.2% 26.9% 였다.


한국은 이제 갓 1인 가구 수가 800만명을 돌파했지만, 일본은 한국 보다 2배 이상 많은 약 1900만명의 '나 혼자 사는' 인구가 있다. 2023년 기준 일본의 1인 가구 수는 1899만5000명으로 이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46%가 65세 이상 고령자다. 혼밥·혼술을 넘어 장례나 상속 등 1인 가구가 해결해야 할 분야가 넓어지고 있다. 심지어 일본의 1인 가구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로,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1인 가구 비중이 2050년 44.3%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한국과 일본의 1인 가구 월평균 소비지출 규모는 각각 169만원, 16만9000엔(약 156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어도 혼자 사는 방식과 인식은 전혀 다르다. 한국맥도날드가 한국갤럽과 함께 전국 성인 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행복에 대한 대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응답자 중 70%가 혼밥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식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에서는 시장 조사 업체 크로스 마케팅이 지난해 20~69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혼밥에 장벽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없다'라는 답변이 42%로 가장 많았다. 혼밥에 거부감이 있는 메뉴는 '야끼니꾸', '전골이나 샤부샤부', '뷔페'가 상위권이었는데 이 마저도 직전 조사인 2022년 대비 모두 4~6%포인트 하락했다.
일본에서는 '혼밥을 하는 사람은 어떤 이미지인가'라는 질문에도 '떠오르는 이미지 없음'이 45%로 1위를 차지했으며, '자유분방해서 부럽다(22%)가 그 뒤를 이었다. 부정적인 이미지는 10%에 그쳤다. 이를 두고 크로스 마케팅에서는 "전반적으로 혼밥에 대한 거부감이나 허들이 많이 없어진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한국보다 먼저...1인 가구 겨냥 제품·서비스 확대일본에서 1인 가구의 삶이 불편하지 않도록 맞춤형 서비스가 발달한 점은 이러한 인식의 차이를 만들었다. 일본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시장 전반에 1인석 테이블을 둔 외식 프랜차이즈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며, 대용량 묶음 상품을 줄이고 소포장, 소용량 구성을 기본값으로 재편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가전 냉장고 시장만 봐도 200ℓ 이하 소용량 제품 비중이 가장 높다.
1인 가구를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분석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 부동산 업체 에이블은 1인 가구만을 연구하는 '히토리구라시 켄큐쇼(자취 연구소)'를 별도로 운영, 주거·소비·여가 전반에 걸친 1인 가구의 생활 변화를 정기적으로 조사·연구하고 있다.
민관 협력도 활발하다. 일본 싱크탱크 일본종합연구소는 지난해 10월 고령 1인 가구의 생전 정리 서비스에 관한 연구회를 설립했다. 여기에는 여러 기업이 함께 참여해 협력을 맺고 있다. 관련 시장은 1조 엔(9조242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일본 언론은 1인 가구 시장이 앞으로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인 가구의 증가로 관련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민간 사업자들이 참여할 기회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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