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차세대 여성인재를 후원하는 행사에 2년 연속 같은 브랜드를 선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고가 명품 대신 17만원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다시 입고 등장하며 메시지를 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사장은 9일 서울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2026 두을장학재단 장학증서 수여식'에 참석해 장학생 30명에게 장학증서를 수여했다. 이날 이 사장은 절제된 디자인의 회색 원피스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는 명품 브랜드가 아닌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딘트의 제품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공식 홈페이지 기준 17만7000원이다.
이 사장이 딘트 제품을 공식 석상에서 착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1월 열린 장학증서 수여식에서도 딘트의 투피스 착장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당시 이 사장이 입었던 옷 가격은 11만9700원으로, 착장 사진이 공개된 이후 해당 투피스 제품의 매출은 최대 300배 뛴 것으로 전해졌다.

딘트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출신 신수진 대표가 전개하는 국내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로, 과시적인 로고나 화려한 장식 없이도 자연스러운 우아함을 강조하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이 사장의 선택이 단순한 '착용'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보고 있다. 다양한 고가 명품을 선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식 행사에서 동일한 국내 브랜드를 반복해 입었다는 점에서 브랜드 철학과 디자인에 대한 신뢰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이 사장은 공식 석상에 등장할 때마다 뛰어난 패션 센스로 화제를 모아왔다. 특히 이 사장은 이른바 '올드머니 룩'의 대표 인물로도 꼽힌다. 올드머니 룩은 화려한 장식이나 브랜드 등 과시적 요소 없이도 단정하고 품격 있는 인상을 주는 스타일을 뜻한다. 이번 착장 역시 장학 행사라는 자리의 성격에 맞춰 절제와 단정함을 강조했다는 평가다.
한편 두을장학재단은 삼성그룹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의 부인 故 박두을 여사의 유지를 기려 2000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여성 전문 장학재단이다. 삼성을 포함해 한솔, CJ, 신세계 등 범삼성가가 출연해 설립됐으며, 지난 26년간 총 730명의 대학생에게 약 123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해 왔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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