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희토류 전쟁'에 韓 산업계 긴장…"영구자석 공급망부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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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희토류 전쟁'에 韓 산업계 긴장…"영구자석 공급망부터 우려"

중국이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가 포함된 이중용도 물자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한국의 영구자석 부품기업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구자석은 전기차와 산업용 장비에 들어가는 필수소재라는 점에서 자동차 등 관련 산업이 중·일 갈등의 영향권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일본을 상대로 군사적 전용 가능성이 있는 이중용도 물자의 수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외신들은 이번 조치의 영향권에 희토류 및 희토류 자석 관련 품목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으며, 업계에서는 사마륨(Sm), 디스프로슘(Dy), 터븀(Tb) 등 주요 희토류 7종이 제한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산업계는 이번 조치로 인해 영구자석 제조업체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중·일로 이어진 영구자석 공급망 구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영구자석 생산업체들은 중국산 희토류를 일본에서 자석 분말이나 합금 형태의 중간재로 가공한 뒤 이를 들여와 완제품 영구자석을 생산하고 있다. 원재료의 일부에 해당하지만 중국의 일본 수출 통제가 강화될 경우 일본 가공 단계에서 병목이 발생하고 그 여파가 국내 부품업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당장 완성차 생산이 멈출 상황은 아니더라도 영구자석 원료를 직접 조달해야 하는 2·3차 협력사들은 소싱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했을 당시에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영구자석은 전기차 모터 안에서 자기장을 형성해 회전력을 만들어내는 핵심 부품이다. 전기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기계적 에너지로 전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기차뿐 아니라 산업용 장비, 로봇, 컨베이어, 엘리베이터 등 산업 전반에 폭넓게 사용된다. 이 때문에 영구자석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우리나라 제조업 전반의 생산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세계은행 통합무역솔루션(WITS)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희토류 수입 금액 중 일본 비중은 10%로 중국(80%)에 이은 두 번째였다. 비중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일본이 중국산 희토류를 가공해 공급하는 구조적 위치를 감안하면 국내 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의 일본 희토류 수출 통제와 관련해 당장 반도체와 배터리 업계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경우 제조 장비에 사용되는 레이저·광학 부품과 장비 구동용 모터 일부에 희토류가 쓰인다. 일본 장비업체를 중심으로 부품 조달 지연이나 장비 납기 차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재고와 대체 조달 여지가 있어 즉각적인 생산 중단 가능성은 낮지만 장비 도입·유지보수 일정에는 간접적인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배터리 업계도 이번 희토류 영향권에선 벗어나 있다. 양·음극재와 전해액, 전해액 첨가제, 분리막 등 배터리 셀을 구성하는 핵심 소재들은 희토류와 직접적인 화학적 연관이 없기 때문이다. 또 배터리 업계는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공급망 다변화와 소재 국산화를 상당 부분 진행해 왔다. 일본 의존도가 극히 높았던 전해액 첨가제의 경우 2023년에는 일본 수입 비중이 99%에 달했지만 2025년 11월 기준으로는 약 51% 수준까지 낮아졌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음극재와 분리막은 중국 수입 비중이 절대적"이라며 "일본 수입 비중이 높은 전해액 첨가제의 경우에도 일본 업체들이 중국 화학 업체에게 기술 주고 싸게 공급받아 우리나라에 들여올 수 있지만 일본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자체 생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영구자석과 같은 전략 부품에 대해서도 중장기적인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해졌다고 지적한다. 배터리 소재는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공급망 다변화가 상당 부분 진전됐지만 영구자석은 여전히 중국과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구조적 취약성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원료 확보에 그치지 않고 가공과 중간재 단계까지 포함한 전 주기적 공급망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에서도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기업을 중심으로 소재 다변화에 노력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는 지난해 미국과 유럽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총 1조1600억원 규모의 영구자석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희토류 원료를 중국산이 아닌 미국, 호주, 베트남 등에서 조달하기로 하면서, 국내 산업계에서는 이를 '탈중국 희토류 공급망 구축의 상징적 사례'로 평가한다.


조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이 희토류를 수단으로 제재에 나설 경우 특정 국가를 넘어 전 세계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결국 자체적인 중장기적인 대안을 마련함과 동시에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일본 등 주요국과의 협력을 통해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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