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애플도 잡고 챗GPT도 잡고…역습의 ‘제미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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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애플도 잡고 챗GPT도 잡고…역습의 ‘제미나이’
구글 제미나이가 오픈AI의 챗GPT 독주에 제동을 걸며 기세를 뻗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지난해 말 공개한 차세대 AI 모델 ‘제미나이 3’은 멀티모달 처리 성능과 복잡한 추론 능력에서 GPT-5.1을 앞서기 시작했다. 이미지 생성 모델 ‘나노 바나나’도 포토샵이 필요 없을 정도의 성능을 자랑한다. 구글이 자체 설계한 AI(인공지능) 칩 텐서처리장치(TPU)도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며 제미나이의 진격을 뒷받침하고 있다.
사진=EPA연합 웹 분석업체 시밀러웹 자료를 보면, 이달 초 기준 구글 제미나이 웹 트래픽 점유율은 21.5%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제미나이 3 출시 후 6주간 챗GPT 트래픽은 22% 줄었고 주간 이용자 수(WAU)도 약 2억300만명에서 1억5800만명으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검색·메일·문서 등 구글의 핵심 서비스와 안드로이드 기기에 기본 탑재된 제미나이 생태계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오픈AI는 제미나이를 앞세운 구글의 공세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앞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0월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챗GPT WAU가 8억명을 돌파했다고 밝혔지만 이후 경쟁 심화와 비용 부담 가중으로 분위기가 가라 앉았다.

고성능 모델 유지를 위해 투입되는 막대한 연산 비용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 탓이 크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오픈AI의 현금 소진액이 지난해 90억 달러(약 13조원)에서 올해 170억 달러(24조7000억원)로 급증할 것이라 전망했다.

올트먼 CEO가 지난달 초 ‘코드 레드’(비상 상황)를 발령한 배경이다.

오픈AI 대조적으로 구글은 날개를 단 양상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가 상승세에 힘입어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섰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클래스 C주는 전날보다 2.52% 오른 322.47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8912억달러(약 5644조원)를 기록해 2위였던 애플(3조8470억달러)을 눌렀다. 애플 주가는 이날 0.77% 하락했다. 시총 순위에서 알파벳이 애플을 넘어선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라고 미 경제매체 CNBC와 마켓워치 등은 전했다. 알파벳이 미국에서 두 번째로 가치 있는 기업이 된 것도 2018년 2월 26일 이후 약 8년 만에 처음이다.

시총 1위 기업은 여전히 엔비디아로, 이날 종가 기준 시총은 4조5969억달러를 기록했다.

구글 알파벳과 애플의 시총 순위 역전은 인공지능 시대의 주도권 교체를 알리는 신호라고 마켓워치는 짚었다.

구글은 치열한 AI 경쟁에서 선두 주자로 부상해 관련 생태계의 거의 모든 영역으로 영향력을 확장하면서 지난해 주가가 65%가량 상승했다. 검색·광고라는 기존 핵심 수익원에 생성형 AI(제미나이)를 결합하고, 클라우드·반도체까지 아우르는 수직 계열화 구조를 통해 비용 효율성과 확장성을 강화한 게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BNP파리바 애널리스트 닉 존스는 보고서에서 구글이 “AI 플랫폼 시장을 장악할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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