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케이블카인 서울 남산 케이블카는 서울시나 시 산하 공공기관이 아니라 민간 회사 한국삭도공업㈜(한국삭도)가 소유한 시설이다. 대한제분 사장이었던 고 한석진씨가 5·16 군사 쿠데타 발생 석 달 만인 1961년 8월 교통부(현 국토교통부)로부터 면허를 받고 이듬해 5월 20인승 케이블카 두 대로 영업을 시작했다. 법률상 영업 허가(궤도업 면허) 종료 기간이 없다 보니 64년째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다. 한국삭도를 놓고 ‘현대판 봉이 김선달’,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어린 시절 첫 서울 나들이에서 부모님과 함께 남산 케이블카를 탔던 기억이 난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창경원(현 창경궁)과 함께 서울의 2대 관광코스로 꼽힐 정도의 명소였다. 남산 케이블카 이용객 수는 코로나19가 발생한 2021년 63만명에서 2024년 174만명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해 개봉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남산과 남산 타워는 주요 배경으로 나온다. 이 애니메이션이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남산은 외국인 관광객의 성지가 됐다. 한국삭도는 남산에서 카페와 매점도 운영한다. 보나 마나 지난해 수익은 더 늘었을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삭도의 2024년 매출은 219억원, 영업이익은 90억원에 이른다. 6분 남짓한 왕복 비용이 1만5000원이다. 남산 케이블카 전체 용지의 40%가량이 국유지임에도, 한국삭도의 공공기여는 미미하다. 관광객이 케이블카를 타려면 최소 1∼2시간 기다려야 하는 등 불편이 작지 않다. 서울시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남산 곤돌라 사업을 추진했지만, 지난해 말 한국삭도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제동이 걸렸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최근 “연간 수백억원 매출이 보장되는 독점적 영업권을 누리면서도 국유재산 사용료가 시세에 맞게 부과되지 않는 건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어제는 한국삭도의 국유림 사용료가 매출의 0.26%인 5000만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매출 규모에 비해 턱없이 낮다. 공공재인 남산의 관광자원을 민간업체가 독점하는 비정상적 특혜 구조는 바로잡을 때가 됐다.
채희창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