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뷰티 업계에서 이선주 LG생활건강 대표와 이승민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 부문 대표의 맞대결이 주목을 받고있다. 글로벌 뷰티 기업 로레알에서 '마케팅 승부사'로 통하던 두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로레알식 '속도 경영'을 앞세워 대기업 뷰티 조직의 체질 개선과 성장 가속에 나서면서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지난해 9월 이선주 대표를 선임하고 침체 국면에 접어든 화장품 사업 전반의 체질 개선을 맡겼다. LG생활건강 측은 "글로벌 화장품 기업 로레알 출신으로, 다양한 브랜드 마케팅과 사업 경험에서 축적된 감각을 바탕으로 화장품 사업의 스텝업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같은 달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이승민 대표를 코스메틱 2부문 수장으로 선임하고 '비디비치'와 '어뮤즈' 등 핵심 브랜드 운영을 맡겼다. 코스메틱 부문 매출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전략적이고 속도감 있게 브랜드를 키워나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해석된다.

두 대표는 로레알 그룹 재직 시기는 다르지만, 독보적인 마케팅 역량으로 단일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키워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업무 스타일 역시 속도와 실행력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빠른 피드백과 즉각적인 실행을 원하는 '로레알식' 업무수행 방식이 몸에 배어 있다는 평가다.
이선주 대표는 로레알 코리아에서 홍보·기업 커뮤니케이션 분야로 커리어를 시작해 '입생로랑'과 '키엘' 브랜드의 제너럴 매니저(GM)를 역임했다. 재직 당시 대학가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샘플링 전략과 차별화된 브랜드 메시지를 앞세워 키엘을 대표 수분크림 브랜드로 안착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직원들에게 가운을 착용하도록 해 전문성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했고, 그 결과 키엘의 국내 매출을 미국에 이어 글로벌 2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매출을 두 배 이상 성장시켰다.
이승민 대표는 업계에서 '조르지오 아르마니 뷰티를 키운 마케터'로 불린다. 이 대표는 2019년 어뮤즈로 이동하기 전까지 로레알 코리아에서 조르지오 아르마니 뷰티 마케팅을 담당하며 쿠션과 립 제품을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인스타그램 셀럽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중요성을 빠르게 포착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며 브랜드의 대중성과 화제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어뮤즈 합류 이후에는 마케팅은 물론 투자와 사업 전략 전반에 직접 관여하며 브랜드 성장을 주도했다. 2021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에는 어뮤즈 매출을 5배 이상 성장시키는 성과를 냈다.

업계에서는 두 대표가 올해 한층 더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선주 대표는 기존 뷰티사업부와 HDB(홈케어&데일리뷰티)사업부를 ▲럭셔리뷰티(더후, 오휘) ▲더마&컨템포러리뷰티(CNP, 피지오겔, 빌리프, 더페이스샵) ▲크로스카테고리뷰티(이자녹스, 비욘드, 수려한) ▲네오뷰티(닥터그루트. 유시몰) ▲HDB(엘라스틴, 테크, 홈스타) 등 5개 조직으로 재편했다. 특히 '닥터그루트'와 '유시몰'을 핵심 브랜드로 운영하는 네오뷰티사업부를 신설하고 이를 글로벌 미래 성장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은 헤어 등 제품 브랜드 사업에서 진단 서비스 등을 결합한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로 읽힌다.
이승민 대표 역시 지난해 신세계가 어뮤즈를 인수한 뒤, 비디비치 총괄을 겸임하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백화점 중심의 중장년층 브랜드였던 비디비치를 20~30대 타깃의 젊은 브랜드로 재정의하고, 리뉴얼을 속도감 있게 추진했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비디비치 매출은 1년 만에 13배 이상 급증했다.
두 대표는 해외 매출 확대를 통한 글로벌 브랜드 육성이라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다. LG생활건강 화장품 부문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해외 매출은 1조1405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526억원)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페이스샵과 CNP를 앞세워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 내 '후' 브랜드 매출 감소와 면세 채널 물량 조정의 영향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은 비디비치·어뮤즈·연작 등을 중심으로 일본과 중국, 유럽 시장에 진출했지만, 초기 단계인 만큼 해외 매출 비중은 낮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두 대표 모두 글로벌 조직에서 단련된 마케팅 경험을 갖춘 만큼 기존 조직에 새로운 긴장감과 변화를 불어넣을 가능성이 크다"며 "업무 스타일이 빠르고 공격적인 만큼 조직 내 적응 과정 역시 성패를 가를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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