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지트 바르도 장례 엄수… ‘극우’ 르펜 함께해

글자 크기
브리지트 바르도 장례 엄수… ‘극우’ 르펜 함께해
영화 약 50편 출연 후 1973년 은퇴 오랫동안 동물 복지 운동가로 활동 말년엔 극우 언행으로 비난받기도
지난 연말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의 장례식이 프랑스 남부 리비에라의 휴양 도시 생트로페에서 엄수됐다.

7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생트로페 지역의 한 교회에서 열린 장례 예배 후 바르도의 관은 지중해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언덕의 공원 묘지로 운구됐다. 이 묘지에는 바르도의 부모와 첫 남편 로저 바딤(1957년 이혼)이 묻혀 있다고 BBC는 소개했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휴양 도시 생트로페에서 브리지트 바르도의 장례식이 엄수된 가운데 지역 공동묘지의 고인 무덤 앞에 추모의 사진과 꽃 등이 놓여 있다. 로이터연합 장례식이 진행되는 동안 수많은 군중이 모여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여성부 장관 오로르 베르제(39),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지도자 마린 르펜(57) 등 명사들도 눈에 띄었다. 바르도는 39세이던 1973년 연기를 그만두고 동물 복지 운동에만 전념했는대, 베르제 또한 동물 권리 옹호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바르도는 1950년대에 혜성처럼 출현해 ‘그리고 신이 창조한 여인’ 등 약 50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프랑스는 물론 전 세계 문화계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프랑스 평론가들은 그가 영화에 혁명을 일으키고 여성의 성적 해방을 상징하는 인물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암 투병 끝에 사망한 바르도는 생전에 조촐한 장례식을 치를 것을 유언으로 남겼다. 하지만 유족 그리고 생트로페 주민들은 한 시대를 풍미한 예술인으로서 고인의 명성과 위상에 걸맞은 의식을 소망했고, 결국 그렇게 되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별세 소식이 전해진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고인에게 “세기의 전설”(a legend of the century)이라는 찬사를 바친 바 있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휴양 도시 생트로페에서 브리지트 바르도의 장례식이 엄수된 가운데 극우 성향의 정당 국민연합(RN) 지도자 마린 르펜이 장례식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EPA연합 르펜이 장례식에 참석한 점에서 보듯 바르도는 생애 말년에 극우적 정치 성향을 강하게 표출했다. 동성애와 백인 아닌 인종을 겨냥해 혐오감을 드러내는 언행을 했다가 벌금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그로 인해 바르도는 많은 팬을 잃었고 지인들과도 멀어졌다. 지난 연말 그가 타계한 뒤 프랑스 좌파 진영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우인 것은 맞으나 그의 정치적 견해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HOT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