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들은 목에 잡히는 작은 멍울이나 이물감이 갑상선암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이모씨(38)는 최근 부쩍 심해진 만성 피로와 목 주변의 둔한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뜻밖의 진단을 받았다. 하루 8시간 이상 모니터를 보는 업무 특성상 단순한 거북목 증후군이나 과로인 줄 알았으나, 정밀 검사 결과 '갑상선암'이었다. 이 씨는 "평소 건강에는 자신 있었고, 암은 나중 일로만 생각했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8일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갑상선암은 국내 암 발생률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사회활동이 왕성한 청장년층에서 발견 빈도가 매우 높다. 전문가들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의 활성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으면서도,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 습관이 갑상선 건강을 악화시키는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갑상선암은 흔히 진행 속도가 느리고 완치율이 높아 ‘착한 암’ 혹은 ‘거북이 암’으로 불린다. 하지만 이는 모든 갑상선암에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갑상선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두암은 예후가 좋지만, 미분화암의 경우 전이 속도가 매우 빠르고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3040 세대는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목 근육 뭉침이나 인후염 등으로 증상을 오인하기 쉽다. 만약 목 부위의 멍울이 손으로 만져지거나, 음식을 삼킬 때 이물감이 느껴지는 경우, 혹은 특별한 감기 증상 없이 목소리가 계속 변한다면 이미 암이 상당 수준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전문의들은 갑상선암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해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를 권고한다.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과거 방사선 노출 경험이 있는 경우라면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갑상선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식단 관리도 병행되어야 한다. 요오드가 풍부한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를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 좋지만 한국인은 이미 일상 식단에서 요오드 섭취량이 충분한 경우가 많으므로 과도한 보충제 섭취는 오히려 갑상선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직장인들이 흔히 먹는 미역국 백반이나 김은 이미 충분한 요오드를 함유하고 있어, 영양제로 따로 챙길 필요는 없다.
강남의 한 내분비내과 원장은 ”3040 직장인들은 업무 스트레스와 가사 노동으로 자신의 몸 신호를 무시하기 쉽다”며 “갑상선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에 가까운 치료가 가능하므로, 몸이 보내는 작은 이상 신호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암 예방을 위해 과도한 음주와 흡연을 피하고 하루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통해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이 갑상선 호르몬의 균형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체크리스트] 나도 혹시? 5초 갑상선암 자가진단
※ 아래 항목 중 2개 이상 해당된다면 전문의 진료가 권장된다.
[ ] 거울을 봤을 때 목 아랫부분(기도 주변)이 평소보다 부어 보인다.
[ ] 침이나 음식물을 삼킬 때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이물감이 느껴진다.
[ ] 감기가 아닌데도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된다.
[ ] 목 주위에 딱딱한 혹(멍울)이 만져지며, 손으로 밀어도 잘 움직이지 않는다.
[ ] 가족 중 갑상선암 환자가 있거나, 갑자기 숨이 찬 증상이 잦아졌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