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주경제 DB]새해 초 국내 증시가 역대급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는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면서 무섭게 질주 중이다. 증시 활황은 개인들의 투자심리를 부추긴다. 지금이라도 빚 내서 투자하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빚투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무려 50조원이 넘는 돈이 '빚투'에 활용되는 중이다. 시장 일각에선 아직 위험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과도한 레버리지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1년 새 빚투 50% 급증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와 예탁증권담보융자를 합친 신용공여잔고는 지난해 1월 초 35조428억원에서 지난 5일 52조6834억원으로 급증했다. 1년 새 증가율만 50.34%다. 특히 연초 증가율은 가파르다. 지난해 3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27조2864억원, 예탁증권담보융자는 24조510억원으로 총 51조3374억원이었던 빚투는 새해 들어 닷새 동안 1조원 넘게 늘었다.
빚투 증가세는 연초 불장 때문이다. 증시 강세가 이어지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소외 우려를 뜻하는 포모(FOMO·기회 상실에 대한 두려움) 심리가 확산되며 신용 매매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베팅 집중…대차잔고도 '역대급'개별 종목으로는 반도체 대장주 '투톱'에 대한 신용잔고 쏠림이 뚜렷하다. 지난 6일 삼성전자의 신용잔고는 1조7916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1조원을 밑돌았던 신용잔고가 급격히 늘어난 모습이다. SK하이닉스의 신용잔고도 3거래일 연속 불어나면서 1조889억원으로 집계됐다.
공매도 대기 자금 성격인 대차거래 잔액도 사상 최고 수준이다. 지난 6일 기준 삼성전자(13조2989억원)와 SK하이닉스(13조517억원) 모두 13조원을 넘어섰다. 이어 한미반도체(2조9126억원), LG에너지솔루션(2조4121억원), 셀트리온(2조927억원), 에코프로(1조9646억원), 두산에너빌리티(1조7721억원), HD현대중공업(1조4921억원), 에코프로비엠(1조4173억원), 포스코퓨처엠(1조3810억원)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과열 뇌관" vs "수급상 건전" 전문가 의견 팽팽무섭게 늘어나는 빚투를 두고 전문가들의 해석은 엇갈린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신용융자가 반도체 등 특정 업종에 집중되어 있어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가 해당 업종의 가격 하락을 증폭시킬 우려가 있다"며 "이들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지수 전체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급 측면에서의 건전성을 강조했다. 한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이후 코스피가 13.5% 상승할 때 신용잔고는 3.3% 증가하는 데 그쳤다"며 "레버리지 베팅 수요가 지수 상승 폭에 비해 크지 않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다. 기름 붓는 증권사들...7500 전망까지 나왔다빚투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주요 증권사들이 연초부터 잇따라 코스피 전망 밴드를 상향 조정하며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키움증권과 유안타증권이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를 높인 데 이어 7일 한국투자증권이 코스피 연간 지수 범위를 기존 3900~4600포인트에서 4100~5650포인트로 상향했다. KB증권은 올해 하반기 5000선, 내년 상반기에는 7500선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업 이익이 급증함에 따라 2026년도 코스피 목표치를 수정한다"며 "이익 개선을 반영해 목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산출할 때 주가수익비율(PER) 13배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아주경제=송하준 기자 hajun825@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