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를 포함해 한반도 평화 문제를 풀어갈 중재 역할을 해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시 주석은 그간 한국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면서, 인내심 더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한편 이 대통령은 악화 일로에 있는 중일 관계에 대해서는 현재 한국의 역할이 제한적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거리를 뒀다.
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65분간의 '깜짝' 생중계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한과 모든 통로가 막혔고, 신뢰가 완전 '제로(0)'일 뿐 아니라 적대감만 있다"며 "노력은 하지만 현재는 완전히 차단된 상태라서 소통 자체가 안 되니 중국이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일단 중재 역할에 대해 노력을 해보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중국 측도 공감을 표했다고 이 대통령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중국에 매우 중요한 관심사라는 점은 당연히 공감했다"며 "대한민국 입장에서도 국가의 존속 문제, 성장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의제를 점은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 주석은 그간 한국의 노력을 평가하면서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고 이 대통령은 전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역시 인내심을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북한과 대화를 하기 위해 상대의 입장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전 정부가 북한에 적대적인 행위를 지속한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하며 "북한은 엄청 불안했을 것이다. 우리가 상대와 대화하려면 상대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오랜 시간 쌓아온 업보라고나 할까"라고 되물으며 "쌓아온 적대가 있기 때문에 대화를 시작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악화일로 중일 관계엔 "우리 역할 제한적"
중국과 일본의 갈등과 관련해서는 상황이 되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보겠다고 이 대통령은 밝혔다. 중국이 일본에 민간용·군용 활용 가능한 물자 등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를 한 것과 관련해 갈등을 중재할 의사가 있는지 묻자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어른들이 실제 이유가 있어서 다툴 때 옆에서 끼어들면 양쪽으로부터 미움을 받을 수가 있다"며 "상황에 맞춰 실효적일 때 나서야지, 나서지 않아야 할 때 나서면 별로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중국 측의 수출 통제 조치는 매우 복합적이고 뿌리가 깊은 문제인 만큼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부연했다. 사실상 중일 양국의 갈등에 거리를 두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동북아 평화와 안정 그리고 연대와 협력은 매우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안타까운 역사를 갖고 있다"며 "안타까운 역사 때문에 우려도 크다. 역사적 경험이란 그런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중국의 수출 통제 조치가 "그냥 하나의 현상처럼 보이지만 현상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매우 복잡한 문제로, 일단은 원만하고 신속하게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했다. 전망에 대해서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우리가 어떤 상황을 직면하게 될지 면밀히 점검하겠다"면서 "단기적으로 보면 우리의 가공 수출에 연관이 있을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 볼 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속단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상하이(중국)=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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