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의 '브레인'?…영부인 플로레스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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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의 '브레인'?…영부인 플로레스에 쏠리는 눈
미국에 체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영부인 실리아 플로레스 사진마두로 페이스북미국에 체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영부인 실리아 플로레스. [사진=마두로 페이스북]  
미국의 전격적인 군사 작전으로 3시간여 만에 안전 가옥에서 체포돼 뉴욕으로 압송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부인인 실리아 플로레스에 외신들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 임시 대통령인 델시 로드리게스보다 권력이 셌다”는 평가도 나온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마두로는 흔히 플로레스를 영부인이 아니라 “제1 전투원(first combatant)”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는 권력 내에서 플로레스의 역할을 보여주는 상징적 표현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1990년대 초로 전해진다. BBC에 따르면, 마두로의 정치적 멘토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은 1992년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 대통령 집권 당시 쿠데타에 가담했다가 실패 후 투옥된다. 이때 차베스를 변호한 젊고 전도유망한 여성 변호사가 플로레스였고, 차베스의 개인 경호원이 마두로인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기사와 노조 지도자를 거친 마두로는 플로레스보다 6살 연하다.

부부는 1998년 차베스가 집권하자 플로레스도 고위직을 맡으며 정치적으로 승승장구했다. 플로레스는 2000년 국회에 입성한 뒤 2006년 베네수엘라 헌정 사상 첫 여성 국회의장직에 올랐다. 재임 당시 친척 약 40명을 공직에 임명했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기자들을 ‘용병(mercenary)’이라 부르며 국회 취재를 금지하기도 했다고 영국 가디언지는 전했다. 플로레스의 조카 둘은 2015년 마약 밀매 혐의로 아이티에서 미국 당국에 체포됐다가 바이든 정부 때인 2022년 수감자 교환 조치로 베네수엘라로 귀환했다.

두 사람의 결혼 생활도 드라마틱했다. 2013년 차베스가 사망하고 대선이 치러지자, 플로레스는 적극적으로 마두로를 지지했다. 선거에서 마두로는 근소하게 이겼고, 이후 두 사람은 결혼했다. 부부는 각자 이전 배우자와의 소생인 자녀들이 있었으며, 이 중에는 미국에서 기소됐지만 체포되지 않은 니콜라스 마두로 게라(현 국회의원)도 있다.

전직 친(親) 차베스 인사였던 미국 변호사 겸 작가 에바 골린저는 “플로레스는 마두로의 핵심 파트너이자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그의 정치적 부상(浮上)을 도운 인물”이라며 “플로레스는 지능(brain)에 가깝고 마두로는 체력(brawn)에 더 가까웠다”고 설명했다. 골린저는 차베스의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마두로 부부를 여러 차례 만난 인물로, 이후에는 차베스와 결별하고 ‘차베스 코드: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개입 해독’이라는 책을 썼다.  

가디언지는 “1990년대 베네수엘라 감옥에서 만난 두 사람이 이제는 함께 뉴욕 감옥에 수감돼 (검찰의) 마약 및 테러 등 혐의를 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5일 뉴욕 연방법원에서 열린 첫 심리에 출석한 플로레스는 재판 시작 때 “나는 베네수엘라 공화국의 퍼스트레이디”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자신은 무죄라고 주장했다.  플로레스의 변호인인 마크 도넬리 변호사는 “(플로레스는 미국) 정부가 제시한 증거를 검토하고 반박하고자 한다”면서 “영부인은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고 미 공영방송 NPR은 전했다. 다음 재판은 3월 17일 열린다.
 
 
아주경제=이현택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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