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안 붙는 배터리 현실로…전고체전지 '가격의 벽' 허물다[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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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안 붙는 배터리 현실로…전고체전지 '가격의 벽' 허물다[과학을읽다]

화재와 폭발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 소재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고체전해질막 제조 공정의 오랜 난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생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춰,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판도를 바꿀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첨단소재측정그룹은 산화물계 전고체전지의 핵심 부품인 고체전해질막을 기존 대비 10분의 1 수준의 비용으로 대면적·고밀도로 제조할 수 있는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는 인화성 액체 전해질로 인해 화재와 폭발 위험이 크다. 이에 반해 전고체전지는 불이 붙지 않는 고체전해질을 사용해 안전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된 차세대 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산화물계 전고체전지는 독성 가스 유출 우려가 없고 기계적 강도가 높아 가장 안전한 전지 기술로 평가된다.


산화물계 전고체전지에는 주로 가넷계 고체전해질이 사용된다. 이 소재는 이온전도도와 화학적 안정성이 뛰어나지만, 1000℃ 이상의 초고온 소결 공정에서 리튬 원소가 휘발돼 대면적·고품질 전해질막 제조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용돼 온 '모분말' 방식은 막대한 소재 낭비로 생산 단가를 크게 높이는 요인이었다.


기능성 코팅으로 소결 공정 혁신…대면적·저비용 생산 가능

연구진은 기능성 리튬계 화합물을 고체전해질 분말 표면에 코팅하는 기술을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코팅층은 소결 과정에서 리튬 휘발을 억제하는 동시에 필요한 리튬을 공급하고, 입자 간 결합력을 높여 전해질막의 치밀도를 극대화한다.


그 결과, 고가의 모분말 없이도 98.2% 이상의 고밀도 전해질막을 구현했으며, 이온전도도는 기존 대비 2배 이상 향상됐다. 전기전도도는 20배 이상 낮아져 전지 내부 전류 손실 위험도 크게 줄었다. 연구진은 나아가 16㎠ 규모의 대면적 고체전해질막을 수율 99.9%로 제조하는 데 성공해 대량 생산 가능성까지 입증했다.


백승욱 KRISS 첨단소재측정그룹 책임연구원은 "20년 넘게 해결되지 못했던 가넷계 고체전해질의 공정 난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 성과"라며 "전고체전지 상용화를 앞당기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화정 박사후연구원은 "차세대 배터리 핵심 소재의 국산화 가능성을 연 연구"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박혁준 고려대학교 교수 연구팀과의 협업으로 수행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및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이번 연구 성과는 "모분말 없는 소결을 가능하게 하는 Li?Al?O 시스템의 다기능성 구현(Revitalizing multifunctionality of Li-Al-O system enabling mother-powder-free sintering of garnet-type solid electrolytes)"이라는 제목으로, 재료과학 분야의 전문 국제학술지인 Materials Today에 2025년 12월 10일 온라인 게재됐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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