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는 주간경제와 야간경제(night-time economy)가 있다. 야간경제는 저녁·밤 시간대, 보통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이뤄지는 모든 경제활동을 의미한다. 야간경제에 해당하는 업종은 음식점, 카페, 편의점, 영화관 등 대부분 서비스업이나 자영업으로 내수경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한국경제는 서비스업과 자영업의 비중이 높으며 야간소비 의존도가 높은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야간경제가 위축되면서 내수 침체가 심화되고 자영업자 도산이 늘어나고 있다. 오후 7시면 시내 대부분 가게는 문을 닫고 거리와 교통은 한산하다. 야간경제가 위축돼 내수경기가 둔화되면서 성장률이 낮아지고 체감경기도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서비스업 침체로 청년과 여성의 고용도 감소하고 있다. 저성장의 함정에서 벗어나고 청년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 야간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정책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먼저 52시간 근로제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야간경제가 위축되고 있는 배경에는 인건비 상승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온라인을 이용한 소비패턴의 변화가 있다. 고금리와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자와 세금부담이 늘어나 가처분소득이 줄어들면서 소비 여력이 없는 것도 원인이다. 그러나 52시간 근로제 또한 중요한 배경이다. 법정 근로 40시간에 연장근로 최대 12시간으로 주당 노동시간을 규제하는 이 제도는 야간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야간영업을 하기 위해서 교대 인력 추가 채용이 필요해지면서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저녁 영업을 조기에 종료하게 된다. 소비자 또한 연장근로가 축소돼 퇴근 시간이 앞당겨지면서 야간 모임이 줄어들게 된다. 늦게까지 일하지 않으니 늦게까지 소비도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야간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법정근로시간의 경우는 이미 탄력적 운용을 하고 있으므로 연장근로시간에 대해서도 현행 주 단위 총노동 시간 규제를 월, 분기 단위로 넓히고 절차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 주 52시간 원칙은 유지하면서 서비스업종에는 유연하게 운용해서 야간경제를 회복시켜 소상공인의 폐업을 막고 성장률을 높여야 한다. 이미 영국, 호주, 뉴욕, 일본 등도 이러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야간 인건비 세액공제 혜택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야간근로의 경우 50% 이상의 야간수당을 지급하는데 이는 사업주에게 비용부담으로 작용한다. 정책당국은 사회보험료 환급과 야간 인건비 세액공제 확대로 인건비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문화관광 콘텐츠 정책도 중요하다. 야간경제 회복은 관광객 유치와 상호 밀접한 연관이 있다. 야시장, 야간공연 등을 상시화해서 문화콘텐츠 관련 야간산업이 성장할 경우 관광객 유치로 내수진작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심야 버스와 지하철 증편 운행 등 심야 교통망 확충도 중요하다. 일본, 대만, 태국 등은 이러한 대책으로 관광객을 유치해 내수를 진작시키고 있다.
한국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내수 침체와 청년실업 증가다. 내수를 구성하는 소비는 경제활동 시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주간에만 소비하고 야간에 소비하지 않을 경우 소비 시간이 줄면서 내수는 위축된다. 내수를 진작시켜 성장률을 높이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해서는 야간경제 회복이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야간경제 활성화는 새로운 산업이 아니라 기존의 서비스업 가동률을 높이는 방식이어서 단기적으로 경제성장률을 즉각 높일 수 있다. 정책당국은 야간경제 회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김정식(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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