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문화교류 제안에… 시진핑 “얼음 한번에 녹지 않고, 과일 익으면 절로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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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문화교류 제안에… 시진핑 “얼음 한번에 녹지 않고, 과일 익으면 절로 떨어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해 “석 자 얼음이 한 번에 녹지 않고 과일은 익으면 저절로 떨어진다”며 비교적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6일 상하이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전날 있었던 한·중 정상회담 후일담을 소개하면서 “시 주석은 바둑이나 축구 교류에 문제가 없다면서 석 자 얼음이 한 번에 녹지 않고 과일은 익으면 저절로 떨어진다는 말로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를 위한 한·중 문화 교류 등이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언급하면서도, 시간이 지나고 양국 관계 개선 노력이 이어지면 자연스럽게 문화 교류도 재개될 것이라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MOU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대통령은 한국과 중국은 가까운 이웃으로 상생이 절실하다면서 혐중, 혐한 정서의 해결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고 강 대변인은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한·중이 바둑 대회나 축구 대회를 열고, 판다 한 쌍을 국가 거점 동물원인 광주 우치 동물원에 대여해줄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을 하니 한국 주가가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반영된 것”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시 주석은 국빈 만찬에서 ‘인민대회당 전용’이라고 쓰인 마오타이주를 이 대통령에게 권하고,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담에서 소개한 8대 명주 중 마오타이가 으뜸이라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건강을 생각해 술을 줄였다는 시 주석의 말에 이 대통령은 시 주석의 말에 “한국에는 총량 불변의 법칙이 있다. 술도, 행복도 슬픔도 다 총량이 있다”고 언급하고, 시 주석도 중국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고 대답했다고 소개했다.

시 주석은 이 대통령에게 만찬 메뉴를 자세하게 설명했다고도 전했다. 시 주석이 베이징 짜장면이 한국의 짜장면과 어떻게 다른지 맛을 보라고 이 대통령에게 제안하고, 이 대통령은 베이징 짜장면을 맛본 뒤 “한국 짜장면보다 더 건강한 맛”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국빈 만찬에서 이 대통령은 왕이 중이 외교부장과도 건배를 하며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신경 써달라” 당부하고, 왕이 부장은 “한반도의 장기적인 평화와 안정은 한중간의 일치한 목표”라고 덧붙였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강 대변인은 만찬에 앞서 중국 측이 이 대통령 공식환영식의 주요 장면을 담은 사진첩을 보여줬다고도 전했다. 환영식에서 태극기와 오성홍기, 꽃다발을 흔들던 어린이들 사진을 본 이 대통령이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방중 때도 같은 장면을 봤는데 같은 아이들인지 질문하고, 시 주석은 아이들에게 외교 경험을 쌓아주기 위해 돌아가며 선발하고 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5일(현지 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만찬을 마친 뒤 시진핑 국가주석,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경주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선물 받은 샤오미폰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뉴시스 이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제안해 촬영한 ‘샤오미 셀카’는 이 대통령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것이라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은 방중에 앞서 지난 경주 에이펙 당시 시 주석에서 선물 받은 샤오미 휴대전화를 개통해달라 참모들에게 지시했다”면서 “세계 정상들과 공감하며 위트와 재치로 마음을 여는 이 대통령 특유의 감성 외교, 스마일 외교가 새로운 한중 외교를 환하게 열어가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전날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서해 불법 구조물 관련해 청와대는 서해경계획정을 위한 논의가 있다고 설명했으나 중국 측은 별도 발표를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한 질문에 “서해 구조물 같은 경우는 시 주석께서는 서해 구조물에 대해서 잘 인지를 못 하고 계셨던 듯하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 대통령이 제기하자 관심 있게 들었고, 실무적 차원에서 이건 서로 얘기를 해 봐야 될 문제가 아니겠는가 얘기해서, 한·중 관계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서해가 좀 평화롭고 공영하는 바다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라는 게 우리 측의 이야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감대가 어느 정도 확인이 되어서 마찬가지로 실무적 차원에서 얘기를 해 보는 것이 어떨까 정도는 이야기가 진척이 된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하이=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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