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대규모 해킹 사태를 계기로 통신업계 판도가 급변했다. SK텔레콤의 40% 독주 체제가 무너지며 가입자 이동이 급증했고, 상반기 SKT 고객을 흡수하며 순증 1위를 기록했던 KT는 펨토셀 해킹 이후 하반기 들어 이탈 압박에 직면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반사이익을 얻어 최종 승자가 됐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 3사와 알뜰폰을 모두 포함해 약 788만명이 번호이동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5% 급증한 수치로, 2014년 단통법 도입 이후 11년 만에 가장 역대급 이동 규모다.
SKT는 연간 기준 73만명 순감하며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해킹 여파가 집중된 지난해 5월 한 달에만 약 40만명이 이탈하며 40% 독주 체제가 깨졌다.
KT는 연간 기준 24만명 순증을 기록했다. 상반기에는 SKT 이탈 고객을 대거 흡수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웠지만, 하반기 펨토셀 해킹 사태 이후 이탈이 확대됐다. 지난해 12월 순감 규모는 기존 4000명대에서 1만3000명대로 급증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번호이동 시장에서 누적 26만명 이상의 순증을 기록해 최종 승자가 됐다.
알뜰폰(MVNO)은 연간 21만명 순증을 기록했지만 성장세는 둔화됐다. 상반기에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으나, 하반기 들어 통신 3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밀리며 증가 폭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올해 통신 3사의 고객 유치 경쟁이 이어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지난해보다 1~2%가량 추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신 3사는 그동안 매출 대비 7~12% 수준인 연간 약 2~3조 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집행하며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여왔다. 업계는 지난해와 올해를 합산한 통신 3사의 연간 총 마케팅 비용이 7조~8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통신 3사가 집행한 마케팅 비용은 약 3.5조 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해킹 사태 이후 고객 쟁탈전이 격화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이 이어졌고, 이에 따라 통신 3사의 연간 총 마케팅 비용은 8조 원을 웃돌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리점에 지급하는 리베이트(판매 장려금)를 비롯해 단말기 공시지원금과 광고비가 일제히 확대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LG유플러스의 마케팅 비용이 통신 3사 중에서 가장 높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순증 1위를 기록한 만큼 가입자 유치를 위해 타사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집행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오는 2월 실적 발표에서 영업이익 대비 마케팅 비용 비중이 얼마나 상승했는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반면 SK텔레콤은 가입자 방어를 위해 투입한 ‘일회성 비용’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킹 피해 보상에 따른 요금 할인과 유심 무료 교체, 하반기 점유율 회복을 위한 물량 공세가 이어지면서 비용 부담이 예년보다 크게 늘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상반기 반사이익으로 웃었던 KT는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초반 대규모 순증을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연말로 갈수록 가입자 이탈이 재개되며 뒷심 부족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KT는 가입자 유치를 위해 중간 요금제 수준인 월 6만1000원 요금제를 공시지원금 적용 조건으로 내세우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아주경제=최연재 기자 ch0221@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