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펀드 관련 참고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앞으로 3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가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절반 이상이 개인 투자자 자금인데, 이미 상당수가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했거나, 손실 우려가 큰 상태다. 증권사 판매분까지 고려하면 손실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란 지적이다.
아주경제신문이 5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은행과 증권사 등 국내 금융사가 판매한 해외 부동산 펀드 중 올해부터 2028년까지 3년간 만기 도래하는 금액은 총 1조2855억원으로 집계됐다. 그중 개인 투자자 자금은 약 60%에 달했다.
은행이 판매한 전체 금액 중 개인 투자자 비중이 75%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 부동산 펀드를 판매한 곳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다.
문제는 만기가 도래하는 총 11개 상품 중 원금 손실 구간 진입이 확인된 투자금만 최소 1000억원에 달한다는 데 있다. 신한은행이 판매한 △LB영국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2호(158억원) △아름드리일반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13호(250억원), 하나은행이 판매한 △이지스글로벌공모부동산투자신탁281호(564억원) 등은 지난달 중순 기준 손실 구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은행의 경우 총 4개의 해외 부동산 펀드 상품이 2028년 7월부터 12월까지 차례대로 만기가 도래하는데, 손실 우려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총 투자 규모는 376억원을 넘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초자산이 청산되지 않았고, 손실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손실에 대한 우려도 있는 상황이긴 하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 역시 올해 4월과 12월 그리고 2028년 5월과 7월 만기가 돌아오는 총 1594억원 규모 해외 부동산 펀드를 보유 중이다. 이와 관련 원금 손실 구간 진입 여부를 밝히지는 않았는데, 손실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
투자한 부동산 지역이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활성화 등으로 부동산 수요가 아직 회복하지 못한 미국, 유럽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CPPI)의 경우 2019년 12월 135.5였는데, 가장 최근인 지난해 10월 기준 여전히 129.4를 나타냈다. 은행이 판매했던 대부분 펀드 상품은 2019년에 설정됐다. 그때 수준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못하면 펀드 역시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다.
다른 은행도 대부분 비슷한 지역에 투자 부동산이 몰려있다.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이 7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미국과 일본이 각각 2군데씩 분포해 있다. 향후 수년 내 개인 투자자의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가 줄지어 발생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 증권사 물량까지 더하면 손실금 확대는 불가피하다. 이미 ‘벨기에 펀드(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2호)’, ‘독일 트리아논 펀드(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호)’ 같은 원금 전액 손실 사례가 나타나며 파장이 일고 있다.
한편으론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펀드 판매에 따른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금융 소비자 보호 강화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최근 발표한 ‘금융소비자 보호 개선 로드맵’에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면 필요한 경우 ‘소급효’도 인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만약 불공정한 약정 등이 있을 땐 법 제정 이전 금융사와 소비자 간 계약이라도 신설 법률을 적용해 바로잡겠다는 뜻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펀드는 손실과 수익 구간을 오가는 게 일반적”이라며 “아직 만기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신중론을 내놨다.
아주경제=김수지 기자 sujiq@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