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전 비화한 檢 ‘서해 피격 반쪽 항소’ 논란… 여진 계속

글자 크기
소송전 비화한 檢 ‘서해 피격 반쪽 항소’ 논란… 여진 계속
유족 측, ‘인권위 제소·공수처 고발’로 대응 나서
이른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1심 판결에 대한 검찰의 ‘반쪽 항소’ 논란이 소송전으로 비화했다. 검찰이 피고인들의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하고 본류격 혐의에 대해선 항소를 포기하자 유족 측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김민석 국무총리,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겠다고 예고했다.

5일 유족 측에 따르면 서해 피격 사건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씨는 6일 정 장관을 국가인권위에 제소할 방침이다. 정 장관이 2일 검찰의 이 사건 수사를 “정치적 사건이자 정치보복 수사”라고 한 점이 “피해자의 죽음과 유족의 문제 제기를 정치적 동기로 낙인찍어 인권과 명예를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2025년 12월26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 직후 전 해양수산부 직원 고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씨가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씨 오른쪽은 변호인. 연합뉴스 유족 측은 7일에는 김 총리와 박 지검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할 방침이다. “검찰은 항소를 포기하는 게 당연하다”고 한 김 총리 발언은 검찰에 대한 부당한 정치적 압박이었다는 게 유족 측 주장이다. 유족 측은 박 지검장에 대해선 “수사팀의 항소 의견에 재검토를 지시해 국가 책임과 직결된 핵심 공소사실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항소 시한 만료일인 2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의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명예훼손, 사자명예훼손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를 제기하면서 반쪽 항소란 지적이 제기됐다. 검찰은 국방부와 국가정보원이 북한군의 이씨 피격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첩보와 보고서를 삭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당시 국정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해서는 “실익이 없다”며 항소를 포기했다.

유족 측 김기윤 변호사는 “본질적인 쟁점에 대해 ‘실익이 없다’며 항소를 포기했다면 애초 기소 자체가 왜 필요했는가”라며 “항소 포기 배경에 특정인을 위한 정치적 압박이 있었는지 수사를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해 11월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항소 포기 후 논란이 된 ‘검찰의 정권 눈치보기’ 의혹과도 맞물려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때처럼 검찰 내부의 직접적인 반발은 아직 없지만, 법조계에선 검찰이 수사권에 이어 공소권까지 포기하려는 것 아니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개정 정부조직법이 10월부터 시행되면 검찰청은 공소청으로 역할과 명칭이 바뀐다. 수사·기소 분리를 대전제로 기존 검찰의 수사 기능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신설해 떼어내고, 기소와 공소 유지 기능만 남기는 것이다. 이를 앞두고 연이은 항소 논란이 결국 검찰개혁 후속 입법 과정에서 검찰에게 부메랑이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 스스로 검찰개혁이 필요한 이유를 자인하고 있고, 정권은 검찰개혁 기조에 반하는 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일침을 놨다.

박아름·김주영 기자

HOT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