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이자 2025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와 전화로 의견을 나눴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실각한 가운데 프랑스가 마차도를 베네수엘라 새 지도자로 미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 대목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차도를 마두로의 대안으로 여기지 않아 실현 가눙성은 낮아 보인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이자 2025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왼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SNS 캡처 마크롱은 4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날 마차도와 통화한 사실을 공개했다. 마크롱은 프랑스어 그리고 마차도의 모국어인 스페인어로 나란히 올린 게시물에서 “마두로 정권에 의해 구금된 정치범들의 석방 및 보호를 요구한 귀하(마차도)의 견해를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주권 국가인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지를 온전히 받드는 평화롭고 민주적인 정권 이양 과정에서 프랑스는 전적인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차도가 베네수엘라 새 정부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명시하진 않았으나, 향후 정권 이양 과정에서 마차도가 비중있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크롱은 앞서 마두로 제거를 위한 미군 특수부대 델타포스의 군사 작전을 놓고 프랑스 정부와 견해차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대외적으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장노엘 바로 외교부 장관이 “무력 사용 금지 원칙을 어겼다”며 미국을 비판한 것과 달리 마크롱은 SNS에서 “베네수엘라 국민이 마두로 독재 정권에서 벗어났다”고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축출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후임자로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방송 화면 캡처 지난 3일 마두로 부부 체포를 위한 미군의 ‘압도적 결의’ 작전이 성공리에 끝난 뒤 마차도는 SNS를 통해 “베네수엘라에 자유의 시간이 왔다”며 “우리는 질서를 세우고, 정치범을 석방하며, 특별한 국가를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야당)는 권력을 장악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민주적 전환이 구체화할 때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고 활동할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베네수엘라에서 정권 이양이 이뤄지더라도 마차도가 비중있는 역할을 맡긴 어려워 보인다. 트럼프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해 미국 외 다른 나라가 베네수엘라 내정에 개입할 여지를 완전히 차단했다.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놓고 자신과 경합한 끝에 수상자가 된 마차도에 대해 트럼프는 “좋은 사람이지만, 베네수엘라 국내에서 지지나 존경을 못 얻고 있다”며 “지도자가 되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앞서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마두로 제거 작전 몇 주 전에 이미 델시 로드리게스 현 부통령을 후임자로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부통령으로서 석유부 장관을 겸직한 로드리게스가 베네수엘라 경제의 핵심인 석유 산업을 관리할 적임자라고 트럼프가 판단했다는 것이다. 로드리게스는 이날 “미국과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김태훈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