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에 체포된 이후 미국을 비판해왔던 델시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국에 협력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마두로 부부의 석방을 요구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던 그가 태도를 바꾼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고성 발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영어로 올린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께, 우리 국민과 우리 지역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와 대화를 누릴 자격이 있다"며 "우리는 미국이 국제법 틀 안에서 우리와 함께 공동 발전을 지향하는 협력 의제를 중심으로 협력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는 평화와 평화적 공존에 관한 약속을 재확인한다"며 "우리는 주권 평등과 내정 불간섭을 전제로,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균형 있고 상호 존중하는 국제 관계로 나아가는 것을 우선시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을 포함한 현 베네수엘라 정부가 체포된 마두로 대통령을 향한 충성을 다짐하면서 미국에 '항전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성명은 극적인 태세 전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협력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 그는 마두로 대통령 체포 직후 열린 비상 내각회의에서 "우리의 유일한 대통령은 마두로"라며 마두로 대통령 부부의 석방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운영' 발언에 대해선 "베네수엘라는 그 어떤 나라의 식민지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옳은 일을 하지 않는다면 매우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공개 압박에 나서자, 이번 성명을 통해 유화 국면으로의 전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은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은) 이번 주말 트럼프 행정부에 강경한 저항 의지를 드러낸 연설을 했던 것과 달리 인스타그램에 영어로 올린 서명은 극적인 어조 전환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로드리게스가 일요일 밤 내놓은 성명은 트럼프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일 수 있지만, 수년간 미국을 '제국주의 위협'으로 인식해 온 정부 강경파들의 반감을 살 가능성도 있다"며 "이들은 마두로의 체포를 국가 주권 침해로 여겨왔다"고 짚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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