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중국의 가장 큰 현안인 ‘대만 문제’를 두고 “저 역시도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중 관계 발전 방향을 두고선 ‘실사구시’를 언급하며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방안을 찾아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중 정상이 1년에 한 번 이상 직접 만나 대화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중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2일 공개된 중국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 “한·중 수교 당시에 대한민국 정부와 중국 정부 간 합의된 내용은 여전히 한·중 관계를 규정하는 핵심 기준으로 유효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나의 중국’은 중국 본토와 대만·홍콩·마카오가 나뉠 수 없는 하나의 국가이며, 합법적 정부 역시 하나뿐이라는 중국 정부의 원칙이다. 한국 정부 역시 1992년 한·중 수교 때부터 이를 지지하는 입장을 대외적으로 보여왔다. 이 대통령은 “대만 문제에 있어서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내세우고 있는 ‘실용외교’의 정의에 대한 질문에는 “중국에서는 실사구시라는 용어를 쓴다고 들었다”며 “각자 국익을 충실하게 추구하되 상대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하고 조정해 나가면 충돌하는 이해는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과거에 ‘안미경중’(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이란 논리가 있었는데, 대한민국의 전략적 자율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한민국은 대한민국 국민의 더 나은 삶, 대한민국의 국가적 이익을 위해 존재하고 또 거기에 맞춰서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에 상호 이익이 되는 방향을 찾기 위한 꾸준한 노력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의 안보 측면에서의 협력은 군사동맹 관계이니 피할 수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중국과의 관계가 대립적으로 가거나 충돌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과의 관계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서로 공존하고 협력하고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바들을 치열하게 찾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오른쪽)이 2025년 11월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의장국 인계식에서 2026 APEC 의장국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의장직 지위를 넘기며 악수하고 있다. 특별취재단 이를 위한 방안으로는 양국 정상 간 대화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최소한 1년에 한 번쯤은 서로 만나는 기회를 만들면 좋겠다”며 “제가 (중국에) 가도 좋고, 중국 지도부가 한국으로 와도 좋다”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복잡한 환경 속에서 상황이 점점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럴수록 더 많은 대화를 통해서 더 새로운 길, 더 나은 길을 끊임없이 찾아보자는 게 제 입장”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경북 경주에서 열렸던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을 직접 만났을 때 ‘든든한 이웃’, ‘함께할 수 있는 도움 되는 이웃’이 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개하며 “제가 (당시) 전화기를 갖고 반 장난을 했는데도 아주 호쾌하게 받아줘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시 주석의 인품에 대해 상당히 좋은 생각을 갖게 됐다”고 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시 주석으로부터 샤오미 스마트폰을 선물받은 뒤 “통신 보안은 잘 됩니까”라고 물었고, 시 주석은 웃으며 “백도어(악성코드의 일종)가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보라”고 답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향후 경제협력 방안과 관련해서는 “(최근 중국이) 기술·자본 측면에서도 한국을 따라잡거나 앞서고 있는 영역이 많기 때문에 이제는 수평적인, 평등한 협업 관계를 새롭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수평적인 협력 관계를 새롭게 구축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협력적 경제 관계를 만들어 내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