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건강한 황희찬’이 기세를 올리면 얼마나 무서운지 엿볼 장이었다. 그래서 예기찮은 부상이 더 안타깝다.
황희찬이 4개월여 만에 득점포와 더불어 ‘1골 1도움’으로 날아오른 울버햄턴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 20경기 만에 첫 승을 달성했다.
황희찬은 5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5~2026시즌 EPL 20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 최전방 투톱 자원으로 선발 출격, 전반 4분 존 아리아스의 선제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데 이어 전반 31분 페널티킥 쐐기포까지 해내며 팀의 3-0 대승을 견인했다.
황희찬이 골 맛을 본 건 지난해 8월30일 에버턴과 3라운드 홈경기(2-3 패)에서 시즌 마수걸이 포를 가동한 뒤 4개월여 만이다. 시즌 2호 골. 도움은 올린 건 지난해 10월30일 첼시와 리그컵 4라운드(16강·3-4 패) 이후 2개월여 만이다. 리그 첫 도움이자 시즌 2호 도움.
황희찬은 킥오프 4분 만에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공을 받은 뒤 상대 그리스 센터백 콘스탄티노스 마브로파노스를 농락하는 헛다리 드리블에 이어 왼발로 낮게 깔아 찼다. 아리아스가 골문 앞으로 달려들어 선제골로 연결했다.
오름세를 탄 그는 전반 31분 마테우스 마네가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 대담하게 오른발로 골문 가운데를 겨냥해 차 넣었다. 자신감이 엿보였다.
기세를 올린 울버햄턴은 전반 41분 우구 부에누의 패스를 받은 마네가 오른발로 팀의 세 번째 득점을 해냈다.
잘 나가던 울버햄턴은 후반 16분 황희찬의 부상 변수에 몰렸다. 그는 페널티박스에서 쓰러졌는데 오른 다리에 통증을 호소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그라운드를 떠났다. 예르겐 스트란 라르센과 교체됐다. 침묵을 깨고 오랜만에 제 가치를 보인 경기에서 다시 부상 악몽에 빠진 것이다.
황희찬은 빅리그 진출 이후 오름세를 타다가도 수차례 부상으로 쓰러졌다. 특히 햄스트링은 고질적인 부상 부위로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매시즌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재활을 통해 실전 경기를 지속한 황희찬으로서는 늘 부상 변수를 안고 뛰어야 한다. 햄스트링이 좋지 않으면 다른 근육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부상 없이 최상의 몸 상태를 지닌 황희찬은 빅리그에서 통하는 공격수다. 이날도 부상 전까지 공격 포인트 상황 뿐 아니라 공을 잡았을 때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웨스트햄을 짓밟았다. 축구 통계업체 ‘풋몹’은 양 팀 통틀어 최다 평점인 8.4를 매겼다.
울버햄턴은 다행히 황희찬의 부상에도 3골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3-0 완승. 이전까지 19경기에서 3무16패를 기록, EPL 개막 이후 구단 최장 기간 무승 늪에 빠진 울버햄턴은 황희찬의 부활포와 함께 고대하던 시즌 마수걸이 승리에 성공했다. 여전히 최하위(20위)지만 분위기 반전의 디딤돌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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