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양=이소영 기자] “좋은 형들이 많아 엔트리에 들기 쉽지 않은데…”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을지언정, 프로는 또 다른 세계다. 끝없이 검증해야 하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만 한다. 기회를 붙잡지 못하면 제자리걸음일 뿐인데,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코트를 누비는 이가 있다. 수원 KT 강성욱(21) 얘기다.
리그가 어느덧 반환점을 돈 가운데, KT는 새해 첫 경기에서 고양 소노를 76-64로 따돌렸다. 촘촘한 순위 싸움 속에서도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위는 지켜냈다. 에이스 김선형의 이탈과 외국인 선수의 고전 등 여러 악재로 주춤했지만, 서서히 공격력을 회복하더니 팀 고유의 수비 조직력까지 되찾았다.
가장 눈에 띈 건 올시즌 KT 최고의 히트 상품인 강성욱이다. 고양에서 좋은 기억을 가진 그는 이날 20분57초 동안 17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올시즌 개인 최다 득점 경기를 펼친 데 이어 3점슛(3/3)과 자유투(2/2) 성공률 모두 100%를 마크했다. 문경은 감독 역시 “칭찬을 안 해줄 수가 없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게다가 프로 첫 3연승이다. 경기 후 강성욱은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중요한 경기라고 말씀하셨는데, 이겨서 다행”이라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실제 KT와 소노의 격차는 단 4경기에 불과하다. 승수는 KT가 앞서있지만, 순위는 언제든 요동칠 수 있다.
지난 소노와 3라운드에서도 팀의 1점 차 역전승에 크게 이바지했다. “생각하면 말리는 경향이 있다”고 운을 뗀 강성욱은 “많이 내려놓고, 수비부터 하자고 생각했다. 형들 패스를 봐주면서 경기에 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김선형의 공백 속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은 강성욱이다. 그는 “좋은 형들이 많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기 쉽지 않다”고 솔직하게 밝히며 “저를 믿고 기용해 주시는 만큼 코트에서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 형들 역시 벤치에서 좋은 이야기를 해주시는 덕분”이라고 말했다.
드래프트 동기들의 활약을 보며 의지도 활활 불태웠다. 강성욱은 “지난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 양우혁의 경우 저 혼자 신경 쓰다 보니 말렸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팀 승리가 먼저고, 저 혼자 잘해 봤자지면 의미 없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문유현에 관해서는 “1일 경기를 봤는데, 원래 잘하는 선수라고 생각했지만, 잘하는 모습을 보니 더 불타올랐다”면서 “서로 좋은 에너지를 얻는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