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정동석 기자] 한국에서 이승엽의 감독 커리어는 정말 순식간에 실패라는 낙인이 찍혀 버렸습니다. 국민타자 였으니까 그만큼 기대가 컸던 탓일까요? 아쉬운 성적이 반복되면서 구단과 팬들의 평가는 그야말로 냉혹하게 돌아섰죠.
2023년 부임 첫 해에 팀을 와일드카드 결정전 까지 끌고 갔지만 아쉽게도 1차전에서 바로 탈락했고요. 2024년에는KBO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어요. 와일드 카드에서 업셋 패배를 당하면서 정말 큰 충격을 줬죠. 결국 2025년 시즌 도중에 성적 부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스스로 감독 자리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이렇게 한국에서의 감독 생활이 좀 아쉽게 막을 내리는 가 싶었는데, 정말 아무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새로운 기회가 찾아옵니다.
이승엽 감독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새로운 타격코치로 되었습니다. 근데 여러분 요미우리가 어떤 팀입니까? 그냥 평범한 팀이 아니에요. 성적, 전통? 뭐하나 허투루 보는 곳이 아니거든요.
그런 팀에서 정식으로 코치 제안을 했다. 이건 정말 의미가 남다른 겁니다.
아베 감독이 본 이승엽의 가치는 우리가 봤던 거랑은 좀 달랐던 것 같아요. 단순한 승패 기록이 아니었습니다. 선수들과의 친화력이 좋다는 점, 또 팀의 가교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우리 모두가 아는 현역 시절 그 연습벌레근성, 심지어 통역 없이 바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까지.
그러니까 성적표 너머에 있는 그 사람의 인성과 잠재력을 훨씬 더 높이 평가한 겁니다. 결국 핵심은 이겁니다. 최근 성적이 아니라 잠재력에 투자했다는 것. 요미우리 구단은 그의 가능성에 베팅을 한 거예요. 그들에게 이승엽의 두산 감독 시절은 실패가 아니었던 겁니다. 오히려 비록 힘들었지만 아주 귀중한 경험을 했다고 본 거죠. 그래서 이 일본행은 단순히 다른 직장을 구한 것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어쩌면 지도자로서 가장 정석적인 성장 루트로 다시 돌아오는 아주 전략적인 한 수일 수 있다는 거죠.
일본에서의 이 시간이 그의 감독 커리어 2막을 어떻게 바꿔놓을 지, 그건 오직 시간만이 답을 알려줄 겁니다. white2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