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새해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거취를 정하지 못한 이들이 있다. SSG와 두산을 끝으로 각 구단이 해를 넘기지 않고 2026년 외국인 선수 구상까지 마쳤다. 혹독한 날씨만큼이나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미계약 프리에이전트(FA) 5명의 얘기다.
국내 굵직한 FA 계약들이 상당수 마무리됐다. 스토브리그를 달궜던 선수들의 향방이 대부분 정해져 정리된 듯 보인다. 그러나 FA 시장은 여전히 문을 닫지 않았다. 당장 스프링캠프가 몇 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1명의 FA 신청자 중 은퇴를 선언한 황재균(전 KT)을 제외한 5명은 현재 미계약 신분이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건 박찬호다. 2014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IA에서만 10년 넘게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박찬호는 4년 최대 80억원에 두산으로 떠났다. 이어 올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ML) 진출 가능성이 제기됐던 강백호는 4년 100억원에 한화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한국시리즈(KS) MVP를 거머쥔 김현수는 KT로 이적했고, 2016년 이후 FA를 통해 KIA로 둥지를 옮긴 최형우가 9년 만에 친정 삼성으로 복귀했다. 여기에 한승택과 최원준도 각각 KT에 합류했다.
원소속팀 잔류를 택한 선수들도 적지 않다. LG 박해민과 KIA 양현종-이준영, 이영하-최원준-조수행(두산), 강민호-김태훈-이승현(삼성)이 재계약에 성공했다. 황재균의 경우 KT 제안을 받았으나 전격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나머지 5명의 FA 미계약 선수를 둘러싼 상황은 다소 암울하다. KBO리그 안타왕 손아섭, 세이브왕 출신 조상우, 지난 2019년 홀드왕을 차지한 김상수, 왼손 불펜 김범수가 제자리걸음 중이다. KT 주전 포수 장성우는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상황이 조금 다르기는 하다. 구단 관계자 역시 “조율 과정이 길 뿐”이라며 “큰 변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선수 입장에서는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협상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데다, 선택지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시장 경쟁력이 떨어진 셈. 이미 다수의 구단이 올해 FA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한 지라 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눈에 띄는 이름은 손아섭이다. 올시즌 도중 NC에서 한화로 이적하며 우승 청부사로 나선 그는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무엇보다 외야 수비가 걸림돌로 꼽히는데, 장타율 역시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설상가상 강백호와 지명타자 포지션까지 겹친다. C등급이지만, 보상금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한몫한다.
올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김범수는 기복이 변수다. 다만 불펜 보강이 필요한 팀이라면 나쁘지 않은 자원이다. 조상우는 어깨 부상 이후 구속과 구위가 눈에 띄게 하락했고, 김상수는 올시즌 평균자책점 6.38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물음표가 뒤따르기에, 계약도 늦어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주어진 선택지는 많지 않다. 협상의 주도권이 구단 측으로 기울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미계약 5명의 ‘새해 선물’은 언제 도착할지 지켜볼 일이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