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은값이 하루 사이 10% 넘게 급락하며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금값도 4% 넘게 떨어졌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 은 현물 가격(XAG)은 전날 장중 온스당 70.49달러까지 떨어지며 직전 거래일인 26일 종가(79.11달러)에서 10.9% 하락했다. 하루 낙폭 기준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후 은 현물 시세는 미국시간 오전 1시 기준 온스당 74.72달러에 거래 중이다.
서울 종로구 귀금속 상가에 금 장신구와 실버바가 진열되어 있다. 뉴시스 은값 급락에 금값도 영향을 받았다. 국제 금 현물 가격(XAU)은 지난 26일 온스당 4532.29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나 전날 장중 4300달러대까지 하락하며 4% 넘게 떨어졌다. 금 현물은 같은 시각 온스당 4370.79달러에 거래 중이다. 선물 가격도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내년 3월 인도분 은 가격은 온스당 74.5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6일 종가(77.20달러)에서 3.5% 떨어졌다. 금 가격도 지난 26일 3% 이상 빠진 4387.4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번 귀금속 가격 하락은 연말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대거 차익실현에 나선 영향으로 해석된다. 지난 1월 29달러 후반에 거래되던 국제 은값은 올해 들어 150% 넘게 급등하며 지난달 80달러선을 돌파했다. 은은 금값을 추종하는 경향이 있는데 거래량이 적다 보니 가격 변동이 심해 ‘악마의 금속’으로도 불린다.
FT는 차익실현 매물이 갑자기 쏟아진 이유로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마진 증거금 인상을 지목했다. CME는 이달 29일부터 은과 금 등 금속 선물 계약에 필요한 마진 증거금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때문에 일부 거래자들이 포지션 유지 비용을 의식해 시장에 매물을 풀었다는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귀금속 가격이 조정기에 들어갔지만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UBS는 최근 금값이 “과도한 프리미엄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내년 3분기까지 온스당 500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