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다음달 11일 김병기 전 원내대표의 후임자를 뽑는 보궐선거를 실시한다. 차기 원내대표의 임기는 약 5개월에 그치지만, 내년 지방선거와 개혁입법 완수라는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된다. 원내 사령탑 교체에 따라 여권의 권력 지형도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30일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보선을 1월 11일 실시되는 최고위원 보궐선거 날짜와 맞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내대표 선거도 최고위원 선거와 마찬가지로 당원투표가 반영되기 때문에 두 선거 날짜를 맞췄다는 설명이다. 원내대표 선거는 재적의원 투표 80%, 권리당원 투표 20%가 반영된다. 국회의원 투표는 다음달 11일, 당원 투표는 다음달 9∼11일 진행된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본인 의혹 관련해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사퇴문을 양복 상의에 넣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원내대표 보궐선거를 담당할 선거관리위원회도 구성했다. 위원장은 진선미 의원이, 부위원장은 홍기원 의원, 위원은 정을호·이기헌·이주희 의원 등이 맡았다. 민주당 당무위원회와 선관위는 31일부터 회의를 열고 후보자 공고 등 원내대표 선출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차기 원내대표의 임기는 약 5개월이다. 민주당 당헌이 원내대표 궐위 시 재선출되는 원내대표의 임기를 전임자의 잔여임기로 규정함에 따라 김 전 원내대표 후임자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선거 전까지는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원내대표 직무를 대행하기로 했다.
원내대표 보궐선거가 공식화하면서 의원들의 탐색전도 분주해졌다. 당내에선 차기 원내대표를 추대할 가능성과 경선 가능성이 모두 거론되고 있다. 우선 내년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준비해온 박정·백혜련·한병도 의원이 출마 시점을 당겨 이번 보궐선거에 조기 등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원내대표에서 출마를 고심했던 조승래 사무총장과 1인1표제를 두고 정 대표와 충돌한 이언주 최고위원 등도 하마평에 오른다.
4선 이상 중진 의원이 추대될 가능성도 있다. 통상 원내대표는 3선 의원이 맡지만, 이번 보궐선거가 갑작스럽게 진행되는 데다 정부와의 소통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구원투수’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에 따라 당 기조가 달라질 수 있고 대통령과 소통이 돼야 해서 4·5선이 추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희연·김나현·배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