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3선 의원들이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비공개로 모임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사퇴로 집권 여당 원내 사령탑 공백 사태가 발생하면서 당내 3선 중진 의원들이 긴급 회동을 가졌다. 일각에서 제기된 차기 원내대표 '단일 후보 추대론'에는 "터무니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민주당 3선 모임 위원장인 소병훈 의원을 비롯한 15명의 의원들은 30일 국회 본회의 직후 별도 모임을 갖고 김 전 원내대표 사퇴 이후 정국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 참석한 위성곤 의원은 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원내대표 사퇴 등 최근 여러 의원들의 개인적인 불미스러운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현 상황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고, 앞으로 우리 당에서 관련 문제를 좀 더 엄중하게 받아들여서 당이 혁신할 수 있는 계기로 삼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의원 개인의 불미스러운 일들이) 자꾸 일어나면 당에도 부담되는 게 사실이고, 당정 간에도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며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의원들 활동에 있어서 몸 조심 해야 한다는 말도 나눴다"고 설명했다. 또 "당내에서 3선 의원들이 조정 역할을 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차기 원내대표 추대론'이나 '후보군 교통정리'는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현재 당내에서는 3선의 박정, 백혜련, 한병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잔여 임기가 내년 6월 초까지로 짧은 만큼, 경선 보다는 추대하는 형식이 낫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러나 위 의원은 "추대나 경선 논의는 없었고, (선거) 룰에 관해 서로 확인하는 작업만 있었다"며 "특별하게 추대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당과 정부, 청와대가 호흡을 맞춰 나갈 수 있게끔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의에 참석한 또 다른 3선 의원도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원내대표 사퇴 문제로 모이긴 했지만, 당이 엄중한 위기 상황에 놓였다는 인식을 공유한 자리"라며 "추대 등의 말은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3선 의원들이 그동안 너무 소원했다, 당의 허리 역할인데 조금 더 3선답게 역할을 하자는 이야기가 주로 있었다"며 "앞으로 3선 의원들이 솔선수범하자는데 적극적으로 공감대를 가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내달 11일 김 전 원내대표 사퇴에 따른 보궐 선거를 최고위원 보궐 선거와 함께 실시한다. 당원 투표는 1월 9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되며 의원 투표는 마지막 날인 11일 치러질 예정이다.
아주경제=김지윤 기자 yoon0930@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