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의 대만 포위 훈련 모습.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소셜미디어 캡처 중국군 동부전구는 이날 공지를 통해 동부전구 구축함·호위함과 전폭기 등 병력이 대만 섬 남북 양단 해역에서 검증·식별과 경고·퇴거, 모의 타격, 해상 돌격, 방공·대잠수함 등 훈련에 나섰다며 “해·공군 협동과 일체화된 봉쇄 능력을 검증했다”고 발표했다. 동부전구는 전날 육·해·공·로켓군 병력을 동원해 대만을 사방으로 포위하는 형태의 훈련을 시작했다. 동부전구는 이어 “30일 오전 9시 동부전구 육군 부대가 대만섬 북부 관련 해역을 대상으로 원거리 화력 실탄 사격을 실시했으며, 예상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이와 관련, 대만에 가장 가까운 본토 지역인 푸젠성 핑탄에 있는 자사 기자들이 이날 오전 9시쯤부터 최소 10발의 로켓이 발사돼 날아가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해양안전국이 전날 실사격 훈련 구역 두 곳을 추가로 지정함에 따라 이번 ‘정의의 사명-2025’ 훈련은 훈련범위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가 됐다고 전했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오전 6시까지 24시간 동안 대만 인근에서 중국 군용기 130대와 중국 함정 22척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대만 교통부 민항국은 중국군의 실사격 훈련과 관련해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대만해협 주변에 임시 위험 구역 7곳을 설정하고 항공기 진입을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민항국은 이에 따라 국제선 일부가 지연·취소되는 등 항공편 총 941편과 승객 10만명이 영향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이날 중국군의 훈련에 대해 “대만은 현재 다양한 괴롭힘과 영향력 행사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공산당은 최근 군사적 압박을 과도하게 부각하고 있으며 이는 책임 있는 주요 강대국이 취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중국군의 이번 훈련은 지난 4월 초 실시된 ‘해협 레이팅(雷霆·천둥)-2025A’ 훈련 이후 8개월 만으로, 미국이 지난 18일 대만에 111억540만달러(약 16조원)어치 무기 판매를 승인한 것을 계기로 진행됐다. 중국 국방부는 전날 입장문에서 이번 훈련이 미국과 대만의 무기 거래를 겨냥한 것이냐는 질의에 “이번 훈련은 ‘대만 독립’ 분열 세력과 외부 세력의 간섭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대만 포위 훈련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내놨다. 그는 관련 질문에 “무엇도 날 걱정하게 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그 지역에서 해상 훈련을 20년간 해 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시사 발언을 이유로 중국이 일본 압박에 나섰을 때도 중국을 비난하거나 일본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