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도 외출도 안 해요”…인구 5%가 ‘사회적 고립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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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도 외출도 안 해요”…인구 5%가 ‘사회적 고립층’
우리나라 인구 20명 중 1명은 한 달간 통화·문자 교류 대상자가 20명 미만이거나 교류 건수가 500회에 못 미치는 이른바 ‘교류저조층’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4분의 1 수준에 그쳐 사회·경제적 고립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는 29일 ‘사회적 관심 계층 생활특성 분석 결과’를 통해 전체 인구의 4.9%가 교류저조층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은 올해 1분기 기준 인구·취업 등 국가 통계와 SK텔레콤, 신한카드, KCB, SK브로드밴드 등의 민간 데이터를 가명 결합해 고령층·청년층·금융소외층·교류저조층 등 4개 계층의 생활 특성을 살펴본 것이다.
교류저조층을 다룬 영화 ‘김씨표류기’의 한 장면. 네이버 영화 이들의 한 달 평균 모바일 교류 대상자는 11.3명으로 전체 평균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고, 발신 통화도 하루 평균 1회 남짓이었다. 하루 이동 거리는 10㎞ 안팎으로 가장 짧았으며, 외출 시간도 하루 1시간 남짓으로 사회활동이 현저히 적었다. 반면 집 근처에 머무는 시간은 하루 평균 19시간 이상으로 길게 나타났다.

교류저조층의 근로자 비율은 26.2%로 전체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 가운데 상시근로자 비중은 낮고, 일용근로자와 자영업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고용 안정성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권 금융 이용 이력이 없는 금융소외층은 18세 이상 인구의 12.9%였다. 금융소외층의 근로자 비율은 41.8%로, 일용근로자 비중이 높았고 월평균 카드 사용액도 36만 원 수준에 그쳤다. 이들의 모바일 교류 대상자는 평균 27.4명이었다.

한편 고령층(65세 이상)은 43.2%가 여전히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었으며, 80세 이상에서도 근로자 비율이 20%를 넘었다. 고령층의 월평균 카드 사용액은 85만원 수준이었고, 모바일 교류 대상자도 평균 40명에 가까워 비교적 활발한 사회활동을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청년층은 근로자 비율이 85%를 넘었고, 소비와 이동, 사회적 교류 수준도 분석 대상 가운데 가장 높았다.

국가데이터처는 “전국 단위에서 교류저조층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첫 사례”라며 “사회적 고립과 금융 취약 문제를 파악해 맞춤형 정책을 설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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