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떨리고도 벅찼던 순간이었어요.”
최근 아프리카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린 ‘세계태권도 U-21 챔피언십’ 개막식 무대에 올랐던 전주대학교 태권도 시범단 ‘싸울아비’ 주장 김재웅 학생은 23일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계대회 개막식에서 한국의 자부심을 담아 태권도를 선보일 수 있어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며 “태권도가 문화이자 외교라는 사실을 몸소 느꼈다”고 했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린 ‘세계태권도 U-21 챔피언십’ 개막식에서 시범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전주대 태권도 시범공연단 ‘싸울아비’. 전주대 제공 싸울아비는 전주대 태권도학과 재학생 65명 가운데 20여명으로 구성된 시범단이다. 지난해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즈 갓 탤런트’ 시즌17에서 골든버저를 받으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고, 올해 10월에는 스페인 ‘에스파냐 갓 탤런트’ 시즌11 무대에도 올라 호평을 얻었다. 해당 방송은 내년 1월부터 방영될 예정이다. 케냐 태권도연맹의 공식 요청으로 성사된 이번 공연은 전 세계 선수 50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으며, 대학 단일팀으로는 처음 개막식 무대에 오른 사례로 기록됐다. 싸울아비는 대회 기간 주케냐 대한민국대사관이 주관한 ‘한국문화주간’ 행사에서 메인 공연을 맡아 태권도 종주국의 위상을 알렸다.
이들의 행보는 무대에만 머물지 않았다. 나이로비 빈민가의 ‘와이타카 태권도 클럽’을 찾아 현지 초·중·고 학생 60명과 합동 훈련을 진행하며 태권도를 통한 나눔을 실천했다. 정진호 코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태권도로 꿈을 키우는 아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태권도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나눔은 귀국 후에도 이어져 창작 공연 ‘FINALE(피날레)’ 수익금 전액을 지역 장애복지재단에 기부하며 국제적 성과를 지역사회 환원으로 연결했다. 이숙경 전주대 태권도학과 교수는 “싸울아비는 전북 태권도 스포츠 외교 홍보단으로서 충분한 역량을 입증했다”며 “세계 무대에서 K태권도의 가치를 전하는 데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