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 태권도학과생들로 구성된 태권도 시범단 싸울아비'. 싸울아비는 지난해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즈 갓 탤런트’ 시즌17에서 골든버저를 받으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올해 10월에는 스페인 ‘에스파냐 갓 탤런트’ 시즌11 무대에도 올라 강렬한 퍼포먼스로 호평을 얻었으며, 해당 방송은 내년 상반기 방영될 예정이다. 현재 전주대 태권도학과 재학생 65명 가운데 20여명이 시범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올해 싸울아비의 행보에서 가장 상징적인 무대는 아프리카였다. 전북도로부터 ‘전북 태권도 스포츠 외교 홍보단’으로 위촉된 싸울아비는 지난 3일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세계태권도 U-21 챔피언십’ 개막식에서 시범 공연을 펼쳤다. 전 세계 5000여명이 지켜본 이 무대는 대학 단일팀으로는 처음 개막식 공연에 나선 사례다.
시범단 주장 김재웅 학생(3학년)은 “세계대회 개막식에서 한국의 자부심을 담아 태권도를 선보일 수 있어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며 “태권도가 문화이자 외교라는 사실을 몸소 느꼈다”고 말했다.
싸울아비 시범단이 케냐 수도 나이로비 빈민가의 한 태권도 클럽을 찾아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전주대 제공 공연은 케냐 태권도연맹의 공식 요청으로 성사됐으며, 대회 기간 주케냐 대한민국 대사관이 주관한 ‘한국문화주간’ 행사에서도 메인 무대를 맡아 전북이 세계 태권도의 중심지임을 알렸다. 싸울아비의 여정은 무대에만 머물지 않았다. 이들은 나이로비 빈민가에 있는 ‘와이타카 태권도 클럽’을 찾아 현지 초·중·고 학생 60명과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 기본 기술 지도는 물론 예의와 인내, 상호 존중 등 태권도의 정신을 전하며 나눔을 실천했다.
정진호 코치는 “아이들과 함께 땀 흘리며 훈련하는 과정에서 태권도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가르침보다 배움이 더 컸던 시간”이라고 말했다.
싸울아비 단원들이 지난 3일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린 ‘세계태권도 U-21 챔피언십’ 개막식에서 시범 공연을 펼치고 있다. 전주대 제공 이 같은 나눔은 귀국 후에도 이어졌다. 싸울아비는 태권도학과 창작 공연 ‘FINALE(피날레)’의 수익금 전액을 지역 한 복지재단에 기부하며 국제적 성과를 지역사회 환원으로 연결했다. 싸울아비의 경쟁력은 전통 태권도에 무대 연출과 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전주대 태권도학과의 융합 교육 시스템에서 나온다. 시범단원들은 “앞으로도 단순한 공연을 넘어 태권도의 정신을 실천하는 시범단이 되겠다”며 “전북 태권도 외교의 첨병으로 세계와 지역을 잇는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싸울아비 단원들이 지난 3일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린 ‘세계태권도 U-21 챔피언십’ 개막식에서 시범 공연을 펼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전주대 제공 이숙경 전주대 태권도학과 교수는 “싸울아비는 전북 태권도 스포츠 외교 홍보단으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앞으로도 세계 무대를 향해 K-태권도의 가치를 전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